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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사회 계층 간 성적 격차는 왜 생기는 걸까? 콜먼 보고서(Coleman Report)

별별선생
조회3735추천 02020.02.0509:21

기회의 평등에서 결과의 평등으로

1966년 발표된 콜먼 보고서 (Coleman Report)

 

 

미국 내 4천여 개의 학교, 60여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로, 그 분량만 1000페이지가 훌쩍 넘습니다.


이렇게 설명해도 규모가 감이 안 오신다면… 한 해 수능 치르는 정도(보다도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교육학 연구로는 이 정도 세계구급(?) 규모의 연구가 또 있을까 싶은….

(교육학계가 아니라 사회과학 전반을 뒤져 봐도 이 정도로 연구비를 많이 들이고 이 정도로 표본이 많은 연구가 잘 없습니다 사실….)

 

1960년대, 흑인이나 소수민족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는 백인의 학업성취도에 비해 현저히 낮았습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 인종 간의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였고, 이에 콜먼은, 


"아마도 흑인이나 소수민족의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와 중산층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사이의 “학교 자원의 불평등”이 이들의 학업 성취 격차를 야기할 것이다. "


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의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습니다.


처음에 세웠던 가설대로 학교의 조건, 예컨대 교과서나 교육과정이나 교사의 능력 수준 등 외적인 조건이 이들의 학업 성취도 차이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었던 겁니다.


오히려 연구 결과 학생들의 가정 배경과 동료 집단의 영향이 훨씬 더 컸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콜먼 보고서에 따르면 

(1) 학생의 가정 배경과 (2) 친한 급우의 가정환경’ 


이 두 요소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학교 교육을 개선시켜" 인종 간, 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해보려고 했던 많은 학자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이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콜먼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히 정부에서 학교 교육을 개선시킨다고 해서 그 격차가 해소되진 않을 거였으니까요. 애초에 잘 사는 집에서 태어나야 그만큼 똑똑해질 수 있는 거다, 교육 수준 역시도 빈익빈 부익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심지어 빼도 박도 못한 방대한 자료로써 증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콜먼은 흑인, 빈민계층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흑백 통합학교”를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은 실제로 미국 정책에 반영되었고, 다수의 흑인 학생들과 백인 학생들이 거주지에 멀리 떨어진 학교로 버스를 타고 통학하게 되었죠. “busing(버스 수송 정책)”이라고도 불리는 이 정책은 흑인 및 백인 부모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을 야기하며 버스 수송 반대 (anti-busing) 운동을 촉발시키기도 했습니다. 백인 부모들은 백인 부모들대로 우리 자식들을 흑인과 한 교실에 같이 있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흑인 부모들 역시 그렇게 자신들을 무시하는 백인 아이들과는 수업을 받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busing 정책은 오히려 인종 간에 갈등만 야기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콜먼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많은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그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1) 부모나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이 아이에게 기대하는 성취 수준이 높을수록 성적이 더 높게 나온다는 것, (2)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의 학업 과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줄수록 성적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 (3) 부모와 교사, 아이 간 원활한 의사 소통이 학업성취를 높여줄 수 있다는 것 등등, 아이들의 학업성취를 좌우하는 여러 변인들이 밝혀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도 가정, 혹은 교실 안에서 아이들이 겪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역동성에 주목하게 되죠. 


단순히 “가정 환경이 학업 성취도를 좌우한다”고 하여 서로 다른 인종의 학생들을 같은 반에 섞는다고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오르는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도입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한편, 교육 기회의 평등화는 사실 지금까지도 많은 의견 대립이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꼭 교육에 있어서 반드시 평등만을 추구해야 하는 것인지, 교육학에서는 보통, 우리가 일상에서는 잘 쓰지 않는“수월성(excellence) 추구”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만, 똑똑하고 잘난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그들을 더 크게 성장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사회 발전에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꽤나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주장과 맥을 같이 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특수목적 고등학교나 자사고와 같은 제도들을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더 우세한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교육사회학에 있어서는 정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 콜먼의 연구를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

댓글1
개백꾸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1.09 12:1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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