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무원/특정직|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산재 예방을 위해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사업주와 근로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최우영 기자 |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다. 2016년 근로자 1만명 중에 0.53명(0.53‱)이었던 사망자를 2022년까지 27명(0.27‱)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아직도 매년 1000여 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보직변경 없이 꾸준히 산재예방정책을 추진할 적임자를 민간에서 찾았다. 그 결과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에 발탁된 게 박영만 국장(49·사진)이다.
박 국장은 의사, 변호사 자격증을 동시에 갖고 있다. 산업의학전문의로 여의도 성모병원에 근무할 때 만난 백혈병 환자의 산재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함을 실감했다. 3년간 공부해 46회 사법시험에 응시했고, 합격했다. 이후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단장을 맡는 등 산재환자들을 꾸준히 변호해오다 올해 2월 국내 산재예방정책을 총괄하는 고위공무원으로 변신했다.
공무원이 되기 전의 그에게 정부는 근로자에게 과도한 산재입증 책임을 지게 하는 '개혁의 대상'이었다. 박 국장은 "그동안 산재를 인정받기 위한 근로자들의 부담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느꼈다"며 "이를 개선하는 게 공무원직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된 뒤 달라졌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산재 예방에 한계가 있었다. 이미 제도화된 안전수칙을 노사가 지키지 않는 게 큰 문제였다.
박 국장은 "고용부에서 정한 안전고리 수칙을 귀찮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 크레인 기사, 상황을 알고도 방치하는 사업주들이 많았다"며 "아무리 정책을 잘 만들어도 현장에서 실제로 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제도개선'도 '현장 안착'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박 국장은 매주 1~2차례 전국 사업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산재 예방을 위한 정책을 구상하고 현장 노사의 노력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그는 "평상시 안전수칙 안 지키던 사업장에 가보면 공무원 온다니까 마스크나 귀마개를 새 것으로 사서 착용한 게 눈에 보인다"면서도 "그렇게라도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장방문은 빼놓지 않고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정부의 산재예방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고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국장은 제조업·건설업 현장 외에도 서비스업 근로자들을 만나며 현장을 파악한다. 그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해 간담회를 하면서 배달의민족과 배민라이더스처럼 접수대행과 배달대행이 나뉘어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현장 파악을 놓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산재에 특히 취약한 특고와 하청업체 근로자 보호를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빠른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보호 대상을 근로자에서 '일하는 사람' 전체로 넓혀 배달앱 라이더 등 특고 근로자를 보호한다. 또한 수은 작업, 제련 등 유해작업은 도급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 국장은 "하청 노동자는 원청이 떠넘긴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원청보다 월급은 적게 받는데, 사고라도 안 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사업주들은 산재예방정책을 규제로 인식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산재로 인한 경제손실액이 2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산재 발생시 민·형사상 책임, 기업이미지 악화 등이 이어지는만큼 사업주도 산재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111212203030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