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원"오늘 올라온 리뷰 중에 뭐 좀 이상한 거 있었어요?"
"XX 선생님..."
"그 선생님이 또?"
"짧은 시간 간격으로 여러 개가 우수수수 올라왔더라고요. 리뷰 내용 전부 다 확인했고 반려할 건 반려 처리 했습니다."
내가 별별선생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그날 그날 우리 사이트에 올라오는 선생님들의 리뷰 중 뭔가 이상한 것들이 보이면, 예컨대 갑자기 한 선생님의 리뷰가 도배되듯 올라온다든지, 비슷한 내용의 리뷰가 여러 건 올라온다든지, 작성자의 이름과 강사의 이름이 같거나 하는 경우(!) 등, 이럴 땐 우리 운영팀에서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리뷰 내용을 다시 검수하게 되는데 그 날은 유독 영단기라는 학원의 구 모 강사에 대한 리뷰가 많이 올라왔던 날이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그 전에도 그 선생님과 관련해서 이런 일이 종종, 아니, 꽤 여러 차례 있었던 모양이었다. 확인을 해 보니 선생님 측에서 알바를 고용해 조직적으로(?) 리뷰를 작성한 건 아니었고, 그냥 수강생들한테 저기 별별선생 사이트 가서 리뷰 좀 써 달라고 얘기를 하시면 수강생들이 그 즉시 별별선생으로 달려와 리뷰를 남기면서 도배글이 깔리게 된다는 것이다. 대체 어떤 선생님이기에 이렇게 수강생들의 충성도(?)가 높은지 궁금하여, 내 첫 번째 취재 대상을 이 분으로 정했다.
TOEIC 구원 선생님의 본격 자기자랑 타임
별별선생이 만나는 별별선생님 첫 번째 이야기. 영단기 토익 구원 선생님
그러저러한 이유로 나 김별별이 취재하는 첫 번째 선생님은 영단기에서 토익을 가르치는 구원 선생님 되시겠다. 어떤 식으로 인터뷰를 가져가면 좋을까, 나도 첫 취재(?)라는 점에서 이런 저런 많은 고민을 해 보았는데, 토익 총 41회 만점 보유자라는 점에 착안해서 당장 토익 점수를 급하게 올려야 하는 취준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의 대략적인 각을 잡아보았다.
영단기 프로필 사진으로 볼 때는 강남이나 여의도의 증권사에서나 많이 볼 법한 이미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실물을 뵙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친근하고 푸근한(?) 동네 오빠 이미지라서 살짝 놀라기도...... 자, 그럼 서론은 접고, 지금부터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보도록 하겠다.
토익 시험 총 41번의 990점 만점 경험자가 전수해주는 꿀팁
별별이: 영단기 메인에 보면 제일 첫 줄에 “신토익 41회 990점 만점” 이렇게 똻!! 나와 있어서 저도 놀랐는데요. 그게 진짜인가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저도 990 만점 한번 받고 싶습니다만……)
구원: 그렇죠. 제가 또 토익을 보고 나면 시험 점수 인증을 촤라락 캡쳐해서 제 단톡방에 뿌리기도 하고 그러는데요.(웃음) 처음에는 저도 강사로서 한 줄이라도 이력을 더 채우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어요. 아무리 토익 고수에 훌륭한 강사라고 해도 이렇게 몇 십 번씩 만점을 받는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저도 막 만점이 나와줘야 하는데 한 개씩 틀리고 나면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었고요…….
그런데 저는 제가 영어를 그렇게 막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보면 외국에서 오래 살다 와서 거의 원어민급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널렸고, 아예 영문학을 오랫동안 깊이 있게 파셔서 박사에 교수까지 하고 계신 분들도 많은데 그런 분들에 비하면 솔직히 저는 그런 수준까지는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토익을 41회씩이나 만점을 받을 수 있었던 건, 토익은, 단지 “시험”일 뿐이기 때문이에요. 한국 사람이 한국어를 모국어로 구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사람 전부가 수능 국어 만점 다 못 받잖아요. 반대로 얘기하면, 시험에 대한 공략법만 잘 체득하면 아무리 영어 못하는 사람이라도 시험 점수는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단 말이지요. 다 비법이 있어요.
별별이: 그럼 그 비법이란 게 무엇일까요? (궁금 궁금)
구원: 토익에서 고득점을 확실히 가져갈 수 있는 비법은 파트 5, 6에 있어요. 파트 5, 6을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정확히 풀 수 있느냐에 따라서 RC 점수가 달라져요. 토익은 그 내용만 놓고 보면 절대 어려운 영어가 아니고요. 오히려 수능 영어보다도 훨씬 쉬운 시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제 생각에는 공인영어시험, 뭐 수능이니 토플이니 아이엘츠니 하는 모든 시험들 다 놓고 비교해봤을 때, 영어 수준만 놓고 보면 토익이 제일 쉬운 시험인 것 같아요. 하지만 토익의 가장 큰 특징은, 내용은 쉽되, 그만큼 시간을 부족하게 세팅해 놓은 시험이라는 겁니다. 시간만 느긋하게 주면 누구도 틀리지 않을 문제들인데, 급하게 풀어야 하니까 오답이 수두룩 나오게 되는 거거든요.
별별이: 저도 뭐… 4~5년 전에 취준할 때 잠깐 토익을 공부했었지만, RC는 항상 늘 시간에 쫓기면서 풀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Part 7을 엄청나게 양치기 때려서 빠르게 읽고 푸는 연습을 했고, Part 7을 거의 20분? 만에 풀어서 그걸로 시간을 벌었었거든요.
구원: 어우, 그건 토익 공부 제대로 안 하신 거예요. 시간을 벌려면 무조건 part 5, 6에서 벌어야 해요. 저는 소위 “해석 없이 푸는 전략”이라고 말을 하는데요. Part 5, 6이 30문제라고 하면, 해석 없이 풀 수 있는 문제는 한 20문제 정도가 되거든요. 그 20문제를 해석 없이 바로바로 답을 낼 수 있다고 하면, part 5, 6 푸는 데만 10분에서 15분 정도를 쓸 수 있게 돼요. 저 같은 경우는 part 5, 6 다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 되는데, 그렇게 되면 독해 부분을 1시간 10분이나 잡고 느긋하게 풀 수 있게 되는 거죠. 아까도 말했듯이 토익은 시간에 쫓기는 시험이기 때문에, 독해만 1시간 잡고 여유 있게 풀 수만 있어도 실수가 줄어들고, 그만큼 점수를 올릴 수 있어요.
별별이: 어떻게 해석 없이 문제를 푸는 게 가능하죠?
구원: 출제 포인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면 가능해요. 해석 없이 푼다는 말만 듣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밑줄 주변만 대충 보고 답을 골라내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해하시면 안 돼요. 토익은 해석을 반드시 해야만 답을 낼 수 있는 문제도 분명히 있어요. 일단은 처음 딱 봤을 때 이 문제를 해석 없이 풀 수 있느냐, 해석을 반드시 해야 하느냐를 가려낼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고요. 또 해석 없이 풀게 된다면 걸릴 수 있는 함정들이 있어요. 그렇게 대충 쉽게 풀면 틀리게끔 또 ETS에서 출제를 하기 때문에, 해석 없이 문제를 풀게 되었을 때 걸릴 수 있는 함정들, 그걸 또 제가 전부 다 유형화를 해놓았거든요. 저는 그런 것들을 수업에서 가르칩니다. 그래서 제 수강생들은 해석 없이 풀더라도 틀리지 않고 답을 정확히 맞히게끔 대비가 되는 거죠.
별별이: 그런데 그렇게 해석 없이 파트 5, 6을 풀더라도 파트 5, 6 문제가 수십 개나 되는데 그걸 5분 안에 푸는 게 정말 가능해요?
구원: 솔직히 거기에는 LC에서의 엄청난 자신감도 필요해요. 제가 지금은 현강 기준으로는 양영정 선생님이랑 같이 팀을 맺고 RC를 주로 강의하고 있어서, RC 강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은 990점 만점이라는 건 그만큼 매회 LC도 만점을 찍어준다는 말이잖아요.(웃음) 원래 제 첫 교재 집필도 LC 교재가 시작이었고, 영단기에 처음 입성했을 때 1년 정도는 제가 LC, RC를 모두 가르쳤었어요. 현재까지 집필한 LC 교재만 3권이고요. 또 한 권의 LC 교재 집필을 현재 기획하고 있어요. LC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음…… 제 생각에 5분 안에 파트 5, 6을 푸는 건,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어려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LC 시간에 남는 시간 동안 파트 5, 6을 좀 많이 풀어 놓거든요.
요컨대 이런 거죠. 대사가 나올 때 들으면서 바로 바로 답을 체크하고요. 대사 끝난 다음에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을 주잖아요. 그러면 그 때 재빠르게 파트 5, 6으로 넘어가서 눈에 보이는 정답들을 체크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미 LC 시간 안에도 파트 5, 6이 웬만큼은 많이 풀려 있게 돼요. 그 상태에서 RC를 시작하면 5분 안에 파트 5, 6이 끝나는 거예요. 그렇지만 이건 진짜 저 같은 전문가나 되니까 가능한 거지 사람들한테 이렇게 풀라고 절대 권하지는 않아요. 대단히 위험한 방법이고 잘못하면 LC도 RC도 완전히 망칠 수 있어요.
별별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실시간 해설 강의”를 자부하시던데요, 그럼 시험의 모든 문제를 다 외워서 오시는 건가요?
구원: 이것 역시도 ‘해석 없이 푸는 전략’과 이어지는 내용인데요. 저도 사람인지라 모든 내용을 전부 다 외워오지는 못하거든요. 해석을 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은 진짜 문장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다 외워오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대충의 내용과 출제 포인트들만 기억해 와요. 그렇게 해도 해설강의를 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어요. 정답과 함께 그 포인트만 설명해주면 되는 거니까요.
실시간 해설 강의를 하기 전만 해도 제가 영단기에서 강사 순위 꼴찌였거든요. 저도 조금이나마 제 인지도를 높여보고 싶어서 시작해본 건데, 이게 생각했던 것보다 참여율이 꽤 높아요. 얼마 전에는 실시간 채팅방에 어떤 분이 “구원 전 여자친구”라는 닉네임으로 들어와서 말을 걸길래 제가 당황을 하기도 했었네요. 알고 보니 그냥 평범한 남자분이셨어요.(웃음)
별별이: 지금까지는 RC 위주의 팁들을 많이 알려주셨는데, LC와 관련해서 토익 준비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팁은 없을까요?
구원: 처음부터 영어를 잘해왔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예전에는 특히 영어 듣기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사람이에요. 유독 LC가 안 되던 사람이었고, 대학생 시절부터 어떻게 하면 LC를 잘 할 수 있을까, 영어를 보다 더 잘 들을 수 있을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나중에 보니 공부 방법이 잘못되었던 거더군요.
우리 때만 해도 소위 '무조건 많이 들으면 된다'는 식의 공부 방법이 유행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무턱대고 그냥 막 많이 듣기만 했어요. 그런데 많이 듣는다고 귀가 자연스레 열리지는 않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말할 수 있는 능력치를 늘려가면서 듣는 것, 그게 정말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말하기 연습과 듣기 연습을 병행하는 거죠. 내가 영어로 말을 잘 할 수 있게 되면, 말할 수 있는 만큼 들려와요.
그리고 토익은 시험 영어이기 때문에 RC와 마찬가지로 다 듣지 않고도 답을 찾아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요. 수업에서는 말하기 위주의 듣기 훈련뿐 아니라 몇 단어만 듣고도 답을 찾을 수 있는 요령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국어 잘하는 영어 강사: “시나공 토익” 대표(!) 저자
별별이: 토익 교재 저자로도 유명하시죠. 많은 책을 쓰셨던데요. 시나공 토익의 경우는 거의 항상 저자명으로 올라오는 것 같고요.
구원: 시나공 토익 그냥 저자가 아니고 “대표” 저자입니다. (웃음) (대표 저자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가 블라블라….지나친 자기자랑은 별별이 임의로 편집)
별별이: 네 알겠습니다(단호). 그렇다면 그 대표 저자의 경력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가요?
구원: 처음에는, 지금은 시원스쿨에 계신 정상 선생님의 권유로 교재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시나공 토익 대표 저자이셨고, 저는 lc쪽을 맡아서 집필했었는데, 그 때 처음 책을 쓰면서 집필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죠. 이런 말 하면 재수 없게 들리겠지만, 보통 영어 잘하는 사람은 국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말 어법에 안 맞는, 부자연스러운, 되어지다 이런 표현들 있잖아요.(별별이의 부연설명: ‘되어지다’는 이중피동문으로 우리 문법 오류 사항입니다) 이런 거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국어 실력이 좀 됩니다. 영어, 국어, 둘 다 돼요. (웃음) 출판 업계에서 저를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인정해주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점점 제 집필 경력도 쌓이게 되었어요.
별별이: 토익 교재 저자로서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무엇이 선생님을 시나공 토익이라는 네임밸류 있는 브랜드의 대표 저자가 될 수 있게 해주었을까요?
구원: 시중에 나와 있는 토익 문제집이 대개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냐면, 보통 출판사 쪽에서 원어민한테 문제를 만들도록 해요. 그런데 그게 파트 5, 6은 그래도 그럴싸하게 문제가 만들어지는데, 파트 7로 가면 문제인 게, 토익 시험과 스타일이 유사한 문제를 만들어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원어민은 영어가 모국어이긴 해도 토익이라는 시험에 대한 이해도가 그렇게 깊지는 않거든요. 저는 매회 토익을 치르는 사람이다 보니 제 나름의 경험치가 있다 보니까, 그런 면에서 저만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인정을 받아서 이렇게 대표 저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별별이: 그렇다면 지금까지 선생님께서 집필한 책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하나만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구원: 보통 책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냐면, 원래는 출판사에서 기획을 해서 ‘이렇게 써 주세요’, 하고 집필진에게 의뢰를 하는 식이에요. 그런데 반대로 제가 “이런 책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하고 먼저 기획을 올려서 만든 책이 있어요. “출제순위 파트 5,6”이라는 책인데요. 보통 토익 책은 처음에 주어, 동사, 수동태, 뭐 이런 식으로 챕터가 구성되는데, 이 책은 토익에서 출제되는 문법 포인트들 중에 가장 많이 출제되는 순서대로 챕터를 엮은 책이에요. “우선순위 영단어” 같은 느낌인데, 시간이 부족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 못하더라도, 앞부분 30장만 봐도 시험에 크게 도움될 수 있게끔 만든 책이거든요. 물론 그렇기에 기초용 책은 아니고, 어느 정도 기본기가 좀 닦여 있는 분들이 보면 좋은 책이에요. 그런데 이게 제목이 너무 심심해서 그런지, 생각만큼 많이 팔리지는 못했어요. 수험자들이 아무래도 토익 책이라 하면 기본서와 모의고사 교재에만 익숙하기 때문인 것도 있겠고요. 저는 진짜 토익 교재로서는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 만한 획기적인 아이템이 될 거라고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좀 애착…이라기보다는 애잔한? 마음이 드는 그런 책이에요. 요즘 들어서 이런 구성의 책들이 조금씩 나오는 걸 보면서, 개정도 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그렇습니다.
별별이: 교재를 집필한다는 건 선생님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구원: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들이, 놀면서도 돈이 들어오는 사람들이거든요. (웃음)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그렇잖아요. 벚꽃연금이라고 하는데, 노래 하나 잘 만들어 놓으니까 매년 돈이 들어오는…….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한때는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음악도 깔짝여보고 그랬는데, 제가 이래 봬도 음악에도 꽤 조예가 있거든요(웃음).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저한테 맞는 건 책을 써서 인세를 받는 것, 그게 제일인 것 같더라고요. 현재 길벗출판사에서 토익 메인 교재의 집필을 제가 맡고 있고요. 시나공 토익 기본서들을 집필했고, 최근에는 영단기와의 집필도 마무리가 돼서, 11월 말에 출간될 예정이에요. 제 목표는 교재 30권 쓰기입니다. 지금까지 한 10권 정도를 썼고, 나머지 20권 쓰는 건 10년 안에 가능할 것 같아요.
내가 노잼 강사라고? 아재개그 노잼 강사라는 악명에 대한 항변(?)
별별이: 제가 이 인터뷰를 하기 전에 별별선생에 올라온 구원 선생님의 리뷰를 전부 읽고 왔는데요, 이런 댓글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가끔씩 개그를 치지만 그다지 재미없다…”, “아재개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본인의 개그 능력치에 대해서….
구원: 실은 저도 그 리뷰 보고 너무 충격이었어요. 제가 재미가 없다니… 이게 보면, 즉석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들로 빵빵 터지게 하는 게 요즘 트렌드이긴 한데, 생각만큼 즉석에서 개그 치는 건 쉬운 건 아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수강생들이 단어를 좀 더 잘 외우게 하기 위해서, 일부 언어유희를 좀 활용하는 편입니다만…. 예를 들면, verify라는 단어가 있어요. ‘증명하다’라는 뜻이죠. 이 우주에는 별이 무수히 많은데, 그건 맑은 날 밤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증명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밤하늘을 보면 별이빠이~ 베리파이~ verify~ 이런식으로….
(별별이 당황) ……
구원: 또 하나 더 있어요. perishable이란 단어가 있죠. ‘썩기 쉬운’이라는 뜻인데, 여름에 음식 같은 거 오래 두면 금방 쉬잖아요. 그러니까 여름에는 음식이 빨리쉬어블~ 파리셔블~ 페리셔블~ 이렇게…
(별별이 당황 22) ……
구원: 이런 게 대략 500개 정도가 개발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개발”….별별이 당황 33) 저도 엄청나게 고민해서 만드는 거예요. 가끔은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단톡방에서 암기법 공모전도 합니다. 그러다 진짜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저작권자 밝히고 수업에서 활용하기도 하고요.
학생들 재미있게 하려다 보면 사담이 들어가게 되기 쉽고 그러면 또 한도 끝도 없어지는 거거든요. 저는 별로 수업 때 사담을 나누고 삼천포로 빠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저는 아무래도 철저하게 수강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단어를 외우는 데에 기억에 남을 만한,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보려고 하다 보니 ‘아재 개그’라는 오명을 받은 것 같은데요. 사람마다 개그 코드는 다 다르고, 제 이러한 개그를 또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과연..)
강사 구원, 그리고 인간 구원 이야기
별별이: 이제 인터뷰도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이라고 하기엔 너무 뻔한 질문 같지만 한번 여쭤볼게요. 강사로서 어떨 때 보람을 가장 많이 느끼시나요?
구원: 솔직히 말씀드리면, 돈이 많이 꽂힐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웃음)
강사는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 직업이고요, 남들이 강사 한다고 하면 전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은 게 사실이에요. 실제로 저는 강사 생활 하면서 목이 다 갔어요. 제가 이래 봬도 소싯적엔 노래방 가면 김경호 노래 무리없이 소화했고 She’s gone도 쫙 뽑아내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못 부른단 말이죠(증명된 바 없음, 본인의 주장임). 저도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요…….
그래도 강사라는 직업의 장점을 생각해본다면, 내가 잘할수록 그만큼 바로바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그게 강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일반 직장을 다니다 보면,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잖아요. 상관한테 잘 보여야 되고, 또 그런 것들이 나한테 정당하게 보상으로 돌아오느냐 하면 그것도 아닐 때가 많고…. 하지만 강사는 딱 제가 할 일만 신경 쓰면 되고, 그것만 잘 해내면, 그만큼, 그것도 바로바로 성과가 나타나는 직업이에요. 금전적으로는 물론이고, 수강생 간의 관계도 그래요. 내가 학생한테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내가 마음을 여는 만큼 학생들도 저에게 마음을 열어줘요.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별별이: 그렇다면 지금까지 만나 왔던 수많은 수강생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을까요?
구원: 철학과 다니는 대학생이었는데요. 처음에 토익이 250점이었어요. 저는 그게 RC 점수만인 줄 알았는데 토탈 점수더라고요. 저도 진짜 깜짝 놀랐어요. 또 철학과라는 게 딱 정해진 미래나 비전이 있는 전공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뭘 할지에 대한 꿈도 없던 친구였는데, 저를 만나고 영어 공부를 하면서 “엇, 이게 하니까 되네요?” 하면서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은, 제게 찾아와서 그러더라고요. 자기한테 꿈이 생겼다는 거예요. 그래, 꿈이 뭐냐, 물으니, 로스쿨을 가고 싶대요. 솔직히 저는 그 때 그 말을 듣고 “그래, 열심히 해 봐라.” 하면서도 속으로는 썩 미덥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진짜 6개월 만에 250점에서 900점대로 토익 성적을 올리더군요. 그러고서 결과적으로 로스쿨 합격도 했어요. 나중에 따로 만날 기회가 있어서 같이 얘기를 하는데, 로스쿨에서 판사가 되려면 20% 안에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자기는 그 20% 안에 들 자신이 있대요. 그 얘기를 듣는데, 그 때는 정말, 아아, 이 친구라면 진짜 해낼 수 있겠다 싶더군요. 정말 저를 만나고서 삶 자체에 자신감을 갖게 된 친구였다고나 할까요? 그런 점에서 그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별별이: 인간 구원으로서, 강사 생활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구원: 저 개인적으로는 '점수가 올랐어요', '공부 방법을 터득했어요', 이런 말보다는 “영어에 흥미가 붙었어요”, "영어가 재미있어졌어요" 하는 말을 들을 때 더 와 닿는 게 많아서요. 제 수강생들이 저로 인해서 영어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요. 토익이라는 시험이, 워낙 지금 대한민국에서 다뤄지는 데가 많다 보니까, 토익 점수만 잘 받아도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싶어요. 1타 강사가 되어 반짝 하고 금방 사라지는 강사보다는, 지금 당장은 1타가 못 되어도 좋으니 오래 달릴 수 있는, 오래 남을 수 있는 강사가 되고 싶습니다. 꾸준히 오래 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1타 자리에도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별별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만 해주세요.
구원: 저희 영단기에서 “맞춤토익”이라고 5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있어요. 저, LC 양영정 선생님, 그리고 ybm에서 오신 홍혜정선생님이 대표로 있고요, 그 외에 2명의 선생님이 더 계시는데요. 맞춤이라는 건 일단 첫째, 모든 강사가 카톡으로 수강생들을 죽을 때까지 맞춤 관리를 해준다는 뜻이고요, 둘째, 저희는 매 회차마다 토익 시험을 치러서 기출 문제의 출제 패턴을 분석하고 그걸 전부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통계를 만들어내요. 그리고 그 통계를 기반으로 다음 회차 토익에 어떤 문제가 나올 것인지를 예상하죠. 그래서 다음 토익에 나올 문제를 맞춰 준다는 의미에서의 맞춤입니다. 그런데 다른 학원에서 ‘맞춤토익’이라는 말을 똑같이 쓰고 있더라고요. 제가 인터넷에서 다 검색해보고 추적해 봤는데, 맞춤토익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쓴 건 저희 팀입니다. 그건 꼭 말해드리고 싶었어요. (웃음)
그리고 참고로 제 본명은 구원이 아닙니다. 김씨입니다. 충격이죠? 구원은 그냥 강사 생활을 위한가명이고요. 제 이름 석 자 중에 “권”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그 “권”에서 착안해서 “구원”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봤습니다. 가끔 구씨 성을 가진 수강생분들이 저를 반갑게 찾아오는데, 저는 구씨가 아니고요.(웃음) 제 본명은 제 교재를 잘 살펴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나도 아주 잠깐이지만 학구열로는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목동의 어느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해본바, 학원강사라는 직업은 정말 치열하게 살아도 살아남을까 말까한 업계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구원 선생님 역시도 정말 누구보다도 자기 수업과 교재 집필에 대해서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와 더불어, 비록 우리 별별선생 리뷰들 중에는 아재개그니 노잼이라느니 하는 말들이 간간히 보이지만, 멍석만 잘 깔아주면(?) 엄청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꾼이기도 했다. (시험 점수를 올려줘야 하는, ‘강의’라는 환경 자체가 그러한 ‘멍석’이 되어주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 ‘노잼’ 딱지가 붙은 것 같기도…)
선생님의 수업을 직접 들어본 수강생들은 과연 이 글을 보면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하다. 구원 선생님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구원 선생님을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글이었기를 희망해보며 이만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