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공시생 숨진 채 발견…공시생 비극 언제 멈출까
2019.07.21사진=연합뉴스[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우울증에 노출된 수험생들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우울증 의심이 있는 친구가 있으면 지금 당장 말을 걸어보라고 조언했다.6일 오후 3시30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한 공터에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공시생) A(25)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 몸에 외상은 없었지만, 사체 옆에서 독성물질이 발견됐다. 앞서 A 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도서관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A 씨가 귀가하지 않자 이튿날 새벽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다.이 같은 공시생의 죽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공원에서 2년 넘게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30대 남성 B 씨가 목을 맨 채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B 씨 유서에는 수첩 5장에 거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험을 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 더는 살아갈 힘이 없다. 계속된 실패로 절망을 느낀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그런가 하면 같은 해 4월에도 청주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20대 남성 C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4년째 준비해온 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뒤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가던 길이였다.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에 새겨진 자살예방 문구. 사진=연합뉴스통계청이 2016년 5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준비자 65만2000명 가운데 일반직 공무원시험 준비자는 25만70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40%에 달했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이 공무원을 꿈꾸며 시험 준비에 몰두하는 셈이다.이처럼 청년들이 공무원에 몰리는 배경에는 고용안전과 기회평등 등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지난해 3월 대학내일20연구소, 청년유니온과 공동으로 연구한 ‘공시준비 청년층 현황 및 특성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공무원의 가장 큰 매력으로 ‘고용 안전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음으로는 ‘개인생활 및 여가의 보장’, ‘미래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또 ‘차별과 불합리를 피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도 보고 있었다. 일종의 기회의 평등인 셈이다.이 가운데 합격은 사실상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지난 2017년 9급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에 접수한 인원은 22만 8368명으로 이중 4994명만이 합격했다. 전체 접수인원 중 2.19%만이 합격한 것이다. 2016년 7·9급 합격률은 1.8%에 불과했다. 9급 공채 필기시험의 경우 4120명 채용에 총 16만3791명이 응시했다.합격하지 못한 공시생들은 또다시 기약 없는 수험생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시생들은 우울증에 쉽게 노출된다. 실제 동작구 마음건강센터가 2014년과 2015년 관내 수험생·고시원생의 정신건강을 검진한 결과 120명 가운데 70%(84명)가 우울증 및 자살생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이 같은 20대 우울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0년 4만5900명에서 2015년 5만2121명으로 5년 만에 13.6% 늘었다.또 같은 기간 20대 불안장애 환자(3만3890명)는 30.5%, 강박장애 환자(6110명)는 18.7% 늘었다.전문가는 공시생의 비극 등 자살은 주변 지인들이 자살 위험자에게 말을 거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4월 정부가 자살 예방 대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자살 예방 지킴이 100만명 양성 교육’에 참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주변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며 힘들어하고 있을지 모르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당장 말을 걸어보라고 조언했다.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기사출처: http://cm.asiae.co.kr/view.htm?no=2018060710184068816#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