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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재수생의 솔직하고 주관적인 수능 후기

darkwood15
조회9309추천 12018.08.3010:49

안녕하세요. 저는 18년도 수능을 보고 대학에 합격한 재수생입니다. 개강하고 한창 바쁜 와중에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늦은 감이 있지만 글을 써봅니다. 올해수능 점수와 작년수능 점수는 제가 성적표 인증글에다 올렸으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45464->12211) 저는 딱히 이번 수능 성적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렇게 공부하니까 성적이 오르더라'같은 말도 하려는것이 아닙니다. 그저 제가 수능을 2번준비하면서 느낀점을 말하고 싶네요.

 

   저는 성적이 거의 바닥인 상태에서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재수를 결심한 당시에 저의 상태는 정말 노베이스여서, 꿈도 높은 꿈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인서울만 하자. 끝자락에라도 걸쳐보자'라는 생각으로 재수를 시작했어요. 누구나 그렇듯,2월중순에 기숙학원에 입소해서 3월까지는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제가 부족한것을 알았고, 가야할 길이 너무나도 멀다는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어요. 초심도 잃지 않은상태였구요. 그렇게 달리고, 3월에 학원자체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등급이 꽤나 올랐습니다. 학원에서 성적향상으로 큰 액수는 아니지만 장학금을 줄정도였어요. 솔직히 불안했습니다. 한달동안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제 성적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저 운이 좋았다.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렇게 지나간 4월,5월.역시 성적변화는 큰 변동없이 3월성적을 이어갔습니다. 불안함은 커져갔습니다.'내 실력이 아니다.','언젠간 떨어질 점수다.'라는 생각이 커져가고, 오히려 6월에 가까워져서는 '차라리 시원하게 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부족하다는것을 알고 있는데, 그 부족한점이 모의고사를 통해서 드러나오지 않은 점이 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변 기숙학원 친구들은 제게 머리가 좋은 놈이라면서 부러움의 눈길을 주었지만, 한번도 뿌듯한 적은 없었습니다. 6월이 가면서는 거의 초심도 잃은상태라서 친구들에게 '넌 공부를 안하는데도 성적이 잘나오네.'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러던중, 문득 든 생각.'성적이 좋을 필연적인 이유를 만들자.' 그 생각을 한 이후로, 처음 결심했을때의 이상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생활리듬이 깨질까봐 두려웠던 심야자습이라는 것도 해보고, 실제로 생활리듬이 깨져 잠이 오지 않아 2시간 밖에 자지 못한 상황에서 에너지드링크를 먹어가면서 버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대학을 가고나서'내가 재수하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해봤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나서야 제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열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9월모의고사가 대박이 났고,(수능보다는 조금 낮게 나왔습니다.) 가슴 한편으로 '아 이제 됬다.'라고 안심도 했습니다. 솔직히, 조금 해이해졌습니다. 더군다나 수능이 연기되면서, 정말 집중력은 제로에 가까웠고, 언제 다시 일주일이 돌아오나 같은 생각으로 멍때리기에 바빴습니다.

    그렇게 수능날. 저는 수능에관한 맹신이 있었습니다.'머리믿고 공부 안하는 놈들은 모조리 수능에서 망할것이고, 성적은 안나와도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달려온 수험생들은 모조리 대박날거야.'라는 맹신. 저는 위 맹신때문에 친구들이 공부를 안하는데 성적이 잘나온다고 했을때 기분이 좋지도 않았고,오히려 불안했던 것입니다. 수능을 보러 가면서 솔직히 불안했습니다. '내가 정말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는데, 잘볼 자격은 없는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수능을 보게 되었구요.

수능을 마치고,기분이 묘했습니다. '내가 오늘 하루만을 위해서 300일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워낙 정신없이 문제를 풀어서 시험을 잘봤는지도, 못봤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냥 9월모의고사보다 조금만 못보자' 라는 생각으로 수능에 임하기도 했구요. 결국 운이 좋아서 수능은 잘 봤지만, 조금 뒤통수를 맞은 감이 있었습니다. 바로 맹신이 깨진겁니다.

저는, 수능이라는 시험이 한치에 거짓도 허용이 안되는 시험인줄 알았습니다. '너 그런 꼼수는 수능에서 안통해.'라던가, '수능은 그렇게 스킬위주로 풀다간 망한다.'라던가. 이런게 모두 적용되는 시험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수능이 끝나고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열심히 공부한 친구가 망해서 펑펑 울기도 하고, 정말 머리믿고 공부 안했던 친구는 수능을 잘봐서 활짝 웃고있었습니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였어요. 여전히 수능수학을 눈대중으로 풀어서 맞춘친구는 존재했고, 찍은6문제중 3개가 맞아서 뛰면서 기뻐하는 친구도 보았습니다. 한편으론, 수능에게 실망했어요. 완벽할수 없는 시험인줄은 알지만, 그래도 제가 재수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수능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감정이 복잡해지네요.

  이상 제 개인적인 수능 후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출처 수만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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