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소방서울 소방 공채 합격자입니다.

tarot907
조회162추천 02015.07.1004:27

안녕하세요, 2015년 서울 소방 공채 합격자입니다.

작년에 합격수기 보면서 공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되니 감정이 묘하네요.

제 합격 수기가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작은 도움, 잠깐의 미소라도 드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수험 과정은 1~12번, 수험 팁은 13번 항목에 적겠습니다.

시간 없으신 분은 13번만 읽으시도 됩니다.

 

1.소방관의 꿈을 꾸다.

소방관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대학교 3학년 때였다.

‘레스큐 미’라는 미국 드라마와 우연히 접한 현직 소방관의 일화를 듣고 살면서 처음으로 장래 희망이라는 것을 내 의지로 정하였다. 아르바이트로 학자금과 생활비까지 벌고 있었지만 없는 형편에 헬스장을 등록하고 수험용 문제집도 모두 주문했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운동과 공부를 시작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스스로 결심한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2.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책상 위에 쌓인 책을 보고 어머니께서 뭐냐고 물으셨다. 나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놀란 어머니가 안 된다며 말리셨다. 옆에 있던 아버지도 말리셨다.

너는 몸이 약해서 안 된다고 하셨다.

운동이 끝나고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걱정스럽게 여자 친구가 안 된다며 반대했다. 옆에 있던 여자 친구 어머니도 반대했다.

위험해서, 3교대라서 안 된다고 하셨다.

오랜만에 뵌 친척들이 요즘 뭐 하냐고 물으셨다. 나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상 쓴 친척들이 안 된다며 반대했다.

힘들어서 안 된다고 하셨다.

헬스장에 가서 이제 안 나오겠다고 했다. 모두 소방관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헬스장 트레이너가 소리쳤다. “고작 그런 걸로 꿈을 포기해??”

난 도망치듯 헬스장을 빠져나왔다.

 

3. 잊히지 않는 열정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졸업도 전에 취업을 했다. 졸업식은 못 갔지만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후에 혼자 가서 졸업장만 받아왔다. 바쁜 가족들에게는 축하하러 일부러 오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두 개의 회사를 다녔고, 두 살을 먹었다.

2013년 12월 31일. 회식이 끝나고 돌아와 방에 누워서 새해 다짐을 하려고 했다.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불현 듯 과거에 포기했던 소방이 생각났다. 사그라졌다고 생각한 불씨가 기름을 끼얹은 듯 타올랐다. 밤잠을 설치다시피 고민했다. 소방 준비를 포기했던 때 우연히 소방관 얘기를 드렸던 교수님께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잘 어울린다. 네가 하면 잘할 것 같아.”

다음 날, 2014년 1월 1일, 새해에는 함께 열심히 해보자는 사장님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사표를 냈다.

“이번 달 까지만 다니겠습니다.”

 

4. 고집

부모님과 여자 친구에게 전화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소방관을 해야겠다. 직설적인 주장과 이미 그만둔 회사 때문에 반대는 줄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소방 시험이 4년 전과는 바뀌었다. 시험 정보 수집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사하고, 정보 수집, 문제집 선택을 하다 보니 시험이 한 달 반 정도 남았다. 문제집은 아직 이론서 절반도 보지 못했다. 올 해 시험은 경험만 해보고 내년을 목표로 했다.

14년도 시험은 한국사 과락이었다.

 

5. 재시작

필기 탈락이었지만 성과는 있었다. 시험 난이도가 파악했고 내가 약한 과목을 확인했다. 게다가 14년도는 직접 풀어보았으니 기출문제도 하나 푼 셈이다.

본격적으로 문제집을 주문하고 인강을 알아보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전에 몇 개 듣다가 재미도 없고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해서 조금 듣다 말았다. 하긴 편입 준비 할 때도 독학으로 인강, 학원 없이 집에서 했었다. 고등학교 때 학원 다니다 수능 망한 걸 보면 난 독학이 맞나 보다.

학원비, 인강비, 독서실비 등으로 나갈 돈이 굳었다. 그대신 사고 싶은 문제집 더 사고 먹고 싶은 음식 더 사먹었다. 헬스장도 가깝고 좋은 곳으로 6개월 결제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6. 방해

부모님은 식당을 하셨다. 내가 집에 온 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어머니는 가게 일을 도와달라고 하셨다. 한번, 두 번, 세 번. 그 횟수도 시간도 늘어났다.

아버지는 식당 일을 싫어했고 부끄러워 하셨다. 처음 내가 집으로 내려왔을 때는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공부하는 날이 지날수록 화를 내고, 술을 마시고, 집을 나갔다.

형은 집에서 큰 소리로 컴퓨터 하는 걸 좋아했다. 회사 끝나고 쉬는 사람에게 공부하게 조용히 해달라고 하기 미안했다.

원거리 연애였던 여자 친구는 오랜 통화를 원했고 자주 만나길 원했다. 통화를 할 때는 할 말이 없었고, 만났을 때는 공부 때문에 불안했다.

우연히 들어간 페이스북에서 고등학교 동창이 삼성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좋아요를 누르지 못했다.

전 회사 사람들에게 잘 지내냐고 연락이 왔다. 다시 오라는 뉘앙스 같았다. 전 회사 사장님이 아빠 친구의 친구라 회사에는 소방 공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부모님께 수험 생활 안 도와줘도 되니까 방해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무조건 붙는다고 장담했다.

형은 집에서 시달리다가 회사 근처로 방을 얻었다고 했다. 잘 가라고 했다.

여자 친구에게는 솔직히 말했다. 서운해 했지만 이해해줬다.

페이스북은 즐겨찾기에서 지우고 합격하기 전에 안 들어가기로 했다.

전 회사 사람들에게 가게 일 돕느라 바쁘다고 했다.

 

7. 열정 파워

공부하다 슬럼프 올 때가 있었다. 혼자 집에서 공부하니까 점점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 수험공부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했다. 햇빛을 안 쐬니까 비타민D를 주문하고, 주말에 하는 개그콘서트는 거의 봤다. 책 하나 끝내면 게임도 한번 씩 했다. 쉴 때마다 시험 끝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버켓 리스트처럼 만들어서 메모 했다.

하지만 제일 확실한 방법은 치킨이었다.

헬스장에서 사람들이 티비 보면서 걷거나 몸 풀 때 혼자 전력질주 했다. 뛰다가 중간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 속으로 외쳤다. ‘나는 소방관이다, 나는 소방관이다! 나는 소방관이다!!’

몇 번 울 뻔 했다.

 

8. 체력 학원

소사모에서 합격 수기 보다가 체력학원은 대부분 한, 두 달 전에 갔다는 걸 봤다. 헬스장 날짜도 남고해서 11월쯤에 테스트나 해볼까 하고 갔다. 윗몸일으키기 빼고 올 빵점 나왔다. 합격후기 쓴 사람 욕하면서 다음 날 바로 학원 다니기 시작했다. 주 3일이었는데 처음엔 자고 일어나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적응했고, 무엇보다 사람들과 같이 운동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9. 필기 시험

필기 시험 스케쥴이 나오자 부담감이 커졌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예민해졌고 부모님과 대화도 거의 안했다. 일주일 전 쯤 부터는 연습장에 쓰면서 총정리를 했는데 하루 종일 하다 보니 손이 부서질 것 같았다. 3일 전 쯤 부터는 볼펜 쥐기도 힘들어서 움켜잡고 했다.

시험 당일, 막상 시험장에 가보니 마음은 편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았다. 문제를 풀다보니 모르는 게 몇 개 없었다. 끝나고 나오면서 합격을 예감했다.

부모님께서 잘 봤냐고 물으셨다.

“잘 봤어요.”

 

10. 실기 시험

필기 시험 때 답을 안 적어 와서 가채점을 못했다. 불합격자만 점수가 나온다는 걸 몰랐다. 커트라인이라고 생각하고 불안해서 체력 학원 매일 반으로 다녔다. 목표는 45점 이상 이었다. 필기 준비하느라 한 달 정도 쉬었는데 기록이 전보다 안 나왔다. 학원에서 죽어라 하고 집에 와서 파스 붙이고 또 운동했다. 실기 시험 전 이틀 정도 쉬었다.

52점이 나왔다.

원장님한테 사랑한다고 했다.

 

11. 신검과 면접

신검 전에는 음식 가려먹고, 잠 잘 자고, 제출 서류 몇 번씩 확인했다. 인, 적성 검사를 신검 날 했는데 다 하고 기다리던 중 옆 사람이 시간 없다고 일자로 찍고 있었다. 싸이코로 결과 나오는 거 아닌가 걱정 됐다.

면접은 실기 끝나고 체력 학원 동기들과 같이 준비했다. 사람들을 잘 만나서 열심히, 효율적으로 했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여자 친구가 면접 잘 봤냐고 물었다.

“잘 봤어.”

 

12. 꿈은 이루어진다.

발표 전까지 폐인처럼 기다렸다. 다른 지역 발표가 다 끝났는데 서울이 거의 마지막이어서 더 초조했다. 합격 외에는 다른 변수를 생각한 적이 없었다. 수능 망쳤을 때도 재수가 싫어서 그냥 대학 갔던 나였다.

발표가 뜨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결과를 봤다. 있었다. 혹시 잘 못 본거 아닌가 하고 수험번호랑 비교하면서 10번 정도 더 봤다. 가족과 주변사람들이 결과를 듣고 기뻐하며 축하한다고 했다. 속마음을 감추면서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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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소방 시험 팁

일단 저는 가산점 2점, 필기 5과목 원점수 평균 80~90 예상(영어는 100점 예상), 실기 52, 면접 중상 이었습니다.

 

-가산점-

무조건 최대로 따세요. 다만 6개월 미만이시면 조율 하세요. 2017년부터 컴퓨터 가산점 없어진다는 소문이 있음.

(추천)컴활 1급, 대형 면허 -> 4점

(최소)컴활 2급, 대형 면허 -> 2점

 

-필기-

 

 국어- 기본서(한자 공부 비추) -> 기출, 문제집 풀이

추천: 선재국어 마무리,

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 시가

 

 영어(영문과라 영어 공부 잘 안했습니다) – 소방영어(문법)+기출+ 공무원 숙어

 

 한국사 –기본서 ->기출 10번 돌리기

추천: 1.국사르바의 단기합격 비결 -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 고급(강추)

2. 하룻밤에 읽는 고려사

3.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4. 수능완성 한국사

인강 = 설민석 포켓한국사(스마트폰용), EBS 최태성, 정재준- 맥락 한국사

 

 소방학 개론,법 – 조동훈 기본서 -> 조동훈 기출 10번 돌리기+2015 변경점 확인 + 암기 요약 페이지

 

-실기-

학원 일찍 안다니셔도 되는데 테스트는 일찍 받아보세요. 2016년부터 실기 15퍼센트로 준다지만 합격, 불합격 결정하는 건 변함없습니다. 사람 많은 곳보다 적은 곳을 추천하구요. 식사나 잠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하면 고혈압 등 부상 옵니다. 저는 아침에 갑자기 뒷골 땡겨서 3주 가량 고생했네요. 식사 단백질 위주로 3끼 이상 잘 드시고, 물 많이 드세요. 아래는 추천 운동입니다.

 

악력: 클라이밍, 턱걸이, 오래 매달리기(이 중 실내 암벽이 최고인 듯)

좌전굴: 학원에서 서로 누르고 땡겨주는 거 하시고, 집에서는 팔 땅에 붙이고 걸어다니세요.

(스트레칭하고 땀내고 해야지 부상 예방됩니다.)

등배근: 등배근 측정기계, 엎드려서 등올리기 (데드리프트는 개인적으로 효과를 잘 못 봤음)

윗몸: 윗몸일으키기 연습 + 다리 올리기 등 하복근 운동 (만세 자세로 윗몸 하시면 효과 굿)

제멀: 계단 뜀뛰기, 맨몸 스쿼트, 스쿼트 정지자세, 런지, 마사이 점프 (복합적 요소 필요)

왕오달: 헬스장 - 런닝 머신 초급4km 단위) 속도 11~14, 중급 12~15, 고급 5km 단위

체력 학원 – 20m 단위 왕복 달리기 (음원 틀고 실전처럼 연습)

집 근처 – 학교 운동장에서 음원 들으면서 점점 빨리 달리기

 

-신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늦지 말고, 인적성 찍지 않기.

그리고 가슴 둘레, 혈압, 시력은 신검 전에 제발 미리 측정해서 대비하세요.

 

-면접-

실기 끝나자마자 사람들하고 같이 스터디 하세요. 시간 2시간 정도 중간 쉬는시간 10분 정도. 분위기는 즐겁지만 진지하게 하는 게 좋은 것 같구요. 최신 시사, 과거 면접 주제들 토의 하는게 중요합니다. 개인 면접 때는 거짓말 하지 말고 예의 바르게 하시면 중간은 갑니다. 저는 소방사관학원 ‘합격하는 소방직 면접’도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합격 전이나 후나 소방관이 되겠다는 그 초심을 잃지 않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소방 수험 생활이 긴 사람일수록 자부심과 정의감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 본인을 비교하지 마시고, 소신있게 앞만 보고 달리시길 바랍니다.

새벽에 쓴 글이라 횡설수설한 면이 있는 것 같네요..

수험생 여러분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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