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지방직 행정 합격자인데 임용 밀리다가 작년에 발령받아서 동사무소에서 6개월 째 근무 중
6개월 후기를 써봄
보직은 동사무소 들어오면 눈 앞에 바로 보이는 민원대
1. 처음에 일은 생각보다 편하지 않다
나도 합격하기 전에는 공무원들 맨날 노닥거리고 6시 칼퇴하고 욜로 라이프를 즐길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랐음
처음 보직받았을 때 장난아니라 한 달 간은 9시 이후에 퇴근함
잘 모르는 민원업무 + 업무끝나고 마감 + 내려오는 공문작성
민원대 업무라는게 사람이 많이 오면 민원 업무 한다고 내가 할 일을 못하기에
6시에 마치고 내 일을 해야됨
지금은 익숙해져서 나은 편, 업무 난이도도 익숙해지면 괜찬은데 규정이나 업무가 배울게 꽤 많기에
처음 발령받으면 진짜 정신없을거임
발령 받은지 한 달정도 되면 배울 거는 대충 다 배우는 듯
익숙해져도 좀 심심하다싶으면 내려오는 공문작성, 분장 별로 해야하는 고유업무들, 잊을만 하면 내려오는 감사
이런 거 처리하려면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야근하는 듯
그리고 뭔 행사나 회의가 그렇게 많은 지 주말차출이나 6시 떙치고 주민자치회의도 일주일에 한 두번은 있는듯
딱 느낀 건데 공무원은 진짜 자리빨
힘든 데 간 동기들 보면 9시 넘어서도 집에 못가는데
6시되면 땅 치고 가는 애들도 있음
주로 동사무소가 그런 케이스
편한데가면 내가 월급 받아도 되나 이 생각들면서 일하고
힘든데 가면 내가 이 월급 받아야되나 이런 생각하면서 일함
2. 조직문화
일단 동사무소라 그런 지 조직문화는 그나마 자유로운 편
시청에서도 잠시 있어봤는데 구청 - 시청 높은 곳으로 올 수록 상당히 수직적임
동사무소는 여자들도 많고 나이대가 그나마 영해서 그런지 하하호호 웃는 분위기임
물론 안그런데도 있겠지만
회식 역시 강요도 별로 안하고 1차만 하고 파하는 분위기
물론 회식 스타일은 동장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퇴근 역시도 자기 할 일만 다 하면 눈치안보고 가면 됨
사기업에 비해서 확실히 이런 것은 좋은 것 같음
참고로 구청이나 시청 갈 수록 일이 많아서 야근도 많이 하고 조직문화도 경직되어있는 것으로 암
그리고 승진하려면 소위 말하는 주무, 즉 엘리트부서를 가야하는데 가고싶다고 가는 것도 아니고
그런 데일수록 힘들고 야근도 잦음
승진이나 칼퇴하고 이렇게 살아야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시기가 올 듯
3. 공무원은 을이다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업무하면서 느낀 건데
민원인이 진짜 떼쓰면 왠만하면 들어줌
보통 일반 사람들은 안된다고 하면 네 하고 가는
하루에 한, 두명씩 진상들이 있음
진짜 스트레스 겁나 쌓임
절대 안되는 건 안해주는데 해줘도 되나 긴가민가한거나 내가 귀찮아도 해줘야하는 건 왠만하면 해주는 편
안되는 거 떼쓰는 사람들 이기려면 규정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규정을 공부 좀 해놔야됨
요즘은 민원인들도 가만히 안있고 불친절하게 대하면 바로 지적하거나 전화, 혹은 신문고에 찔러서
사람 곤란하게 만듬
나도 친절하게 대하고 싶은데 이게 했던 말 또 하고 하루종일 똑같은 설명하고 민원인들은 겁나게 많고 이러니
지치는 것과 동시에 말이 퉁명스럽게 나오나 봄
민원인들이 모르는 건 당연하겠지만 나도 모르게 말도 안되는 거 해달라하면 아 이런 것도 모르나 이런 생각들고
공무원이 불친절하다는 건 이런 요인들에서 나오는 것 같음
친절공무원 되는 건 진짜 어려운 것 같음 ㅋㅋ 주위에 있다면 존경의 눈빛으로 봐도 됨
4. 여초에서 살아남기
요즘 동사무소는 거의 여초임
솔직히 난 여기 들어와서 남자라서 힘들다는거 제대로 느낌
힘 쓰는 거 다 남자가 가야되고 뭔 행사같은거 있으면 남자가 가서 다 하고
무슨 행사, 2차 회식 이런 것들도 여자들은 다 빠지고 남자들은 끝까지 남아서 함
약간 여자들은 내 할거만 하면 되지 이런 마인드라면
남자들은 그나마 조직생활에서 책임감 가지고 일하는 것 같음
물론 안그런 여자분들도 있겠지만
남자라서 니가 뭐 해야지 이런 분위기가 아직도 강함
솔직히 여자가 남자들에 비해 승진 늦는 것은 맞는데 솔직히 남자가 남아서 일 할 동안
여자들은 쌩하고 가는 거 보면서 인사결정권자라면 누굴 승진시켜주겠음
그리고 우리구청 당직은 아직도 남자들만 서는데 그것때문에 엄청 불만 많은 것으로 알고 있음
남자인데 동사무소 발령나면 공익하고 제일 빨리 친해짐
둘이서 온갖 잡일 다 함 ㅋㅋㅋㅋ
5. 급여
가장 관심이 많은 게 급여일텐데
솔직히 처음 9급으로 발령받고 월급 받아보면 헐 소리 나올거임
그래도 수당붙고 이리저리 붙으면 중견기업 월급정도는 되는 듯
결혼안하고 혼자 살려면 가능한데
결혼하고 외벌이로 하려면 절대 이 월급가지고는 안됨
그래서 그런지 공무원끼리 결혼 진짜 많이 하는 편
공무원끼리 결혼하면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소리까지 있었으니
지금은 연금이 너무 삭감되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음
나는 공무원이 첫 직장이라 솔직히 사기업은 경험 안해봤지만
와 편하다 이걸로 평생 먹고 살아야지 그런 생각까지는 안듬
솔직히 만난 공무원들 역시도 만족하면서 다니는 사람들 거의 못 봤고
매 기수마다 1,2명씩은 때려치는 걸로 암
들어가면 보던 것과 다르네 딱 그 생각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적응해가나가는 자신을 발견할거임
6개월밖에 안해서 아는 척해서 좀 부끄럽긴 한데
혹시 궁금해하는 사람 있을까봐 끄적여봄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