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직1. 들어가며
“해방은 도둑같이 뜻밖에 왔다.” 씨알 함석헌 선생께서 광복을 맞이했을 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저에게도 찾아온 합격이라는 소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필기합격 소식은 정신없이 통합/수탁 지방직 공부에 매달리던 와중에, 최종합격 소식은 억지로 서울시 지방직 공부를 꾸역꾸역 하던 도중에 들었으니까요. 사실 올해 초 공고를 보면서 good news & bad news 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시기상 이례적으로 채용 인원이 늘어난 건 좋지만 지방직(부산시) 필기시험일과 겹치는 국세청 면접시험일, 바로 다음주에 이어지는 서울시 지방직까지 제대로 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습니다. 수많은 합격수기들을 보면 대체로 2~3년차 아니면 5년차지 저처럼 4년 만에 된 경우를 거의 못봤구요.
국가직 필기 시험날 20여분을 남겨두고 OMR답안지를 표기할 때 실수해서 새로 작성할지 망설였습니다. ‘어차피 세법(국세) 점수는 잘 안나오는거, 국가직은 그냥 연습삼아 치는거고 지방세법 치는 지방직과 서울시가 실전이니까.’ 라고 생각하다가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서 약 15분 만에 급하게 새 답안지에 마킹을 끝냈습니다. 저녁에 채점을 할 때는 예년보다 많이 내려간 국어 점수, 4년을 해도 오르지 않는 세법 점수를 보고 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야말로 진짜 장수생(5년차)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 채용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하반기 연수 교육 일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14년 상반기는 이렇게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만 4년 간의 수험생활에 종지부를 찍으며 그동안의 느낀 점들을 정리하려 합니다.
2. 방황(2010년 7월~2011년 5월)
학원 가기 전까지 두달 동안은 여행도 갔다오고 거의 놀다시피 하며 집에서 한국사 책이나 조금 봤습니다. 그것도 선사 시대와 고대 조금 본게 다구요. 9월부터 학원에 나가서 수업 듣는 한달 동안도 착각 속에서 살았습니다. 수능처럼 5지선다가 아니고 4지선다(서울시 제외)니까, 국어고 영어고 듣기평가,반 바닥 짜리 장문독해(법원직 제외)가 없으니까 할만하다고 만만하게 봤습니다. 물론 그런 기대는 첫 모의고사에서 평균 60점을 받고 산산조각났습니다. 종합반 이론수업을 11월에도 두바퀴째 들었지만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은 거의 없고 정신없이 졸기만 했습니다. 연말연시(12월~1월)에는 한동안 학원 안에서 아는 사람들과 어울려 저녁마다 술자리에 꼈습니다. 그 순간에 다른 경쟁자들은 자습실, 정독실 안에서 조용히 책과 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풀이단계도 거의 못따라가는 2월에는 오전 수업만 억지로 듣고 오후부터는 게임에 매달렸습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3월에는 세법 한 과목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치른 첫 국가직 평균 점수는 55점에 세법은 과락을 겨우 면한 걸로 기억합니다. 매달 치는 모의고사에서 세법, 회계학이 돌아가며 과락(40점 미만)이 나와도 70점은 넘던 한국사 점수를 55점 받았을 때는 자괴감까지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제를 틀렸지, 나는 그동안 뭘 한걸까 싶었습니다. 지방직까지 남은 한달동안은 지방세법에만 매달렸고 한국사 75점에 평균 60점을 받았을 때 지방세법을 85점 받아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처음 갖게 되었습니다. 11년은 경험삼아 치는 때라 서울시 시험은 집에서 치지 말라고 해서 지방직 시험이 끝나자마자 남들보다 한달 먼저 12년 대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얻은 소득이 하나 있다면 제대로 된 책을 고르게 된 것입니다. 박창한 쌤(세법)과 김윤수 쌤(한국사)이 쓰신 교재는 수 년간의 강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듬어진 완성도로 보나 가독성으로 보나 단언컨대 그 과목에서는 완벽한 책이라고 봅니다.
3. 도전(2011년 5/6월~2012년 6월)
1년도 안되어 모든 과목 수업을 학원 실강에서 인터넷 동영상 수강으로 바꿨습니다.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보던 책들은 다 버렸습니다.
ㄱ. "사람을 채용할 때는 신중을 기하라. 그리고 일단 채용했으면 대담하게 일을 맡겨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선생 저 선생 고르고 고르다 속는셈 치고 샘플 한번 들어본 다음에 이선재 쌤 커리큘럼만 처음(기본이론 단과)부터 끝(최종마무리 특강)까지 따라가다보니 국가직, 지방직에서 국어 80점을 받을 수 있었고 이래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의 실강이든 아니든 노량진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듣는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 시험 문제의 난이도로 보면 이 점수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국어를 조금만 더하면 되겠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ㄴ. 영어 : 이론 수업은 두형호 선생님 수업만 들었습니다. 수업에서 다루는 모든 구문을 편하게 빔 프로젝트로 띄우지 않고 칠판에 직접 적어두는 열정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길고 복잡한 구문을 의미 단위 등으로 나누는 묘기에 감탄해 빈출보카(기본 단어장)를 안보고 루트 보카(어근 어휘 교재), 생활영어+표현 특강까지 들었습니다. 국가직에서는 80점을 받았고 지방직에서는 85점을 받았다고 하니 전화통화로 40분 넘게 상담해주시던 김윤수 선생님께서는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ㄷ. 한국사 : 전근대사 100강+근현대사 30여 강에 이론단과 동영상 수강료만 20만원 가까이 하니 시간, 비용 면에서 비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풀은 안듣고 이론수업 두 번만 들으니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에서 각각 100, 95, 95점 받을 수 있었습니다.
ㄹ. 세법,회계학 : 회계학은 이윤호 선생님 수업만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지만 공식 숙달이 될 정도로 충분한 연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나온 국가직에서는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 수 없었고 서울시에서는 과락을 맞았습니다. 또한 지방세법은 지방직과 서울시 모두 80점을 받았지만 국세(국가직)은 50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ㅁ. 평균점수 : 국가직 70, 지방직 80, 서울시 67점을 받았습니다. 그때 커트라인이 각각 79, 85, 8?점이라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1년만 더 해서 점수를 더 올리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4. 위기회(2012년 6/7월~2013년 9월)
13년 초에 주부분들께서 출사표를 던진 얘기를 보며 ‘내가 몇년을 해도 안되는데 이 어려운 시험을 몇 달만 매달린다는 건 날로 먹는거 아냐?’라고 자만한게 패인 중의 하나였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승리는 더 집중하고 몰입한 그분들에게 미소를 지었으니까요.
ㄱ. 국어 : 유두선, 배미진 선생님 이론수업을 다 들었지만 뭔가 알게모르게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고혜원 선생님의 부산출강 소식을 들었을 때 집 안에 갇혀 지내다시피한 저는 강의실로 도피했습니다. 오랫동안 화목과는 거리가 먼 집안 분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였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기 싫어서 수업 마치고 마지막까지 기다렸다가 사소한 질문 몇 개씩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대는 거의 안했지만 생각보다 수업을 괜찮게 하셔서 한자, 기출문풀 특강까지도 들었습니다. 3월부터 8월까지 6달 동안 실시간(동형)문풀 듣는 동안은 순위가 롤러코스터 타듯 했습니다. 40등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200여 명 가운데 1등을 두 번 했을 때는 뿌듯했습니다. 국가직 95, 지방직 85, 서울시 75점을 받았습니다. 그중 서울시를 총점 4점차로 떨어졌을 때는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서울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아닌 것(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을 고르는 문제야 다른 데서도 다룬 적이 없으니 틀릴 수 있지만 바늘 한 쌈 문제만 맞췄더라면 서초구청(작년에 붙은 분들이 많이 발령받은 곳)갔을 거라는 생각만 하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ㄴ. 영어
문법 : 제니스영어 이론단과만 들으려고 했는데 한덕현 선생님 수업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실전문법464, 독해기적, 열흘만에 끝내는 생활용어•관용표현, 기출리뷰(독해를 뺀 영역별)까지 들었습니다. 문법 내용 가운데 특이한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팝송을 틀어주시곤 했습니다. 김윤수 선생님께서는 어떤 과목이든 수업할 때 학생들에게 설명을 재미있게 해주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왠지 시험칠 때 크게 도움 받은 기억은 없네요.
이후 신성일 선생님 이론수업을 들었습니다. 빈출빈도와 중요도 등을 분석하여 별표, 동그라미, 17(17년 만에 한번 나올 정도)표시를 해주셨고 문법 설명이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어휘 : 강수정 선생님 파워워드 수업을 들었지만 뭔가 기억에 잘 남지 않았습니다. 또한 독해수업을 듣지 않은 것이 이해 영어점수를 망친 원인 가운데 하나지 싶습니다.
국가직 65, 지방직 65, 서울시 75(그동안 비공개하던 문제가 공개되면서 그나마 쉬워져서 이정도)점을 받았는데 문법을 거의 다 틀리고 독해도 몇 개씩 틀리다 보니 80점을 못넘겼습니다.
ㄷ. 한국사 : 김윤수 선생님 이론수업 듣고 전근대사 문제를 하루에 50~100개씩 풀었습니다. 연습 삼아 쳐본 법원직은 100점, 지방직(부산시 기술직), 국가직 7급은 95점 받았고, 이후 통합 지방직, 서울시는 다 100점 받았지만 국가직은 그날 뭔가 씌였는지 80점을 받았습니다.
ㄹ. 세법 : 이제 뭔가 알 듯 했지만 사과수에 맞춰 쉬워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난이도가 올라가 국가직(국세)에서 65점을 받았고 지방세법은 지방직 55, 서울시 80점을 받았습니다. 공통과목에 더 매달린 탓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ㅁ. 사회 : 할만 한 역사와 지리를 뺀 일반사회 4과목의 방대한 분량은 이론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머리가 아팠습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 과학,수학에 질려서 문과(인문계)로 빠졌던 저는 좋든싫든 1년내내 매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준비기간을 고려해 시험 일정을 예년보다 3달 늦춰준 덕분에이론 수업만 3번(황남기, 문병일, 이용재)들었지만 뭔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장혁 선생님 수업을 접했는데 날개부분까지 꼼꼼하게 채운 책의 완성도에 감탄했고 문제풀이까지 계속 갔습니다. 그분께서는 국가직 80, 지방직 60, 서울시 100점 정도 받을거라고 시험총평을 하셨는데 저는 70, 55, 90점을 받았으니 그분 예측이 어느정도 맞다고 봅니다. 처음 시행되면서 난이도 널뛰기가 극심했으니까요.
5. 희망(2013년 9/10월~2014년 4월)
한숨 돌릴 틈도 없이 7달 남은 국가직을 향해 다시 달려야 했습니다.
ㄱ. 국어 : 작년과 거의 그대로 갔습니다. 실강은 고혜원 선생님 이론수업 한번 듣고 문제풀이를 시험 전날까지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랜 수험생활로 몸이 망가져 한두시간만 앉아있어도 목과 허리가 너무 아파서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3월부터는 모의고사 수업(정채영 선생님 필살기 + 유두선 선생님 약점체크)을 동영상으로 누워서 들었습니다.
ㄴ. 영어 : 13년 7월부터 14년 4월까지 김신주 선생님 수업(문법 기본이론+문법OX 500제+어휘 300제+정선독해 100제)만 주로 들었습니다. 또한 기출문제 풀이 수업에서는 시행처별로 풀어주셔서 전체적인 난이도 등을 체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강의를 때는 잘 모르겠는데 그동안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쌓였는지 문제는 큰 어려움 없이 풀렸습니다. 김영 선생님의 카르마 보카 수업도 들었지만 저에게 어휘 수업은 매직아이 어휘가 가장 괜찮았습니다.
작년 국가직에서 생활영어,표현 문제를 1개 틀린 악몽 때문에 손진숙, 이리라, 김채환, 성기건 선생님의 수업도 한번씩 들었습니다. 출제 비중(1~2문제)에 비해 교재 분량이라던가 강의 시수는 적은 편이니 시험 직전 가볍게 한번씩 들어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독해는 성기건 선생님의 광속독해 1,2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분처럼 과거 고시라던가 요즘 국회사무처 8급처럼 어려운 기출을 다뤄주신 강사분은 그동안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한글 해석만 봐도 머리가 어지러운 내용을 선생님 따라서 요령대로 보게 되니 7,9급 지문은 보기가 한층 더 수월해졌습니다.
이번에는 문법 비중이 낮고 쉽게 나와서인지 다 맞출 수 있었고 어휘(pore over)와 독해(일치) 문제 한 개씩을 틀렸습니다.
ㄷ. 한국사 : 처음 탐구 한국사를 본게 11년판이었고 이론편이 나오면 해마다 새 책으로 바꾸면서 4번째로 14년 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구판에 적은 표시내용 등을 개정판으로 옮겨적으면서 느낀 바는 800여 쪽으로 분량도 적절하고 해를 더해갈수록 내용 정리가 개선되면서 분량도 한두쪽 씩이나마 줄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책도 5권 정도 봤지만 탐구만한 한국사 이론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ㄹ. 사회 : 이론 수업은 장혁 선생님 새 책으로 한번만 보고 문제풀이 수업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나와서 속는 셈 치고 루카스 팀 문풀 패키지(기출+단원별+동형)수업을 들어봤는데 서호성 선생님의 경제 파트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그냥 최고입니다. 장진민 선생님의 법과 사회 파트 수업도 괜찮았고 특히 큰아버님(장신중 서장님)얘기 해주신 게 면접 질문(민원인이 선물을 두고 갔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답할 때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ㅁ. 세법 : 박창한 선생님과 직접 대면 상담받은 대로 이론은 가장 어려운 법인세 쪽부터 독학하고 단원별 집중문제풀이 수업만 들었습니다.(예년까지 들었던 기본이론,심화이론문풀,최종마무리 특강 과정을 모두 건너뜀) 그래도 해마다 바뀌는 개정법률 사항 등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작년에는 중요하지 않은 구석진 부분으로 맞는 개수 문제(휴학생 근로장학금 소득세 과세 여부) 같은게 나오더니 올해는 해설을 확인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개정된 법률 내용 가운데 지엽적인 부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정점수가 다른 과목들보다는 덜 깎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 나머지 잡소리
c. 수험생활 하는동안 영화, 드라마를 가끔 봤는데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다른 사람들 얘기라는 생각이 항상 들어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사람이 이 바닥에 너무 오래 있어서 정신이 살짝 미쳐버렸는지 학원 설명회, 공부방법론 동영상 올라온 것을 보는 쪽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d. 시중에 나온 공무원시험 공부방법론 책은 거의 다 사서 봤고 다음은 그 목록입니다. 불합격을 피하는 방법(최규호), 불가능한 환경에서 합격하는 법(진수일), 아침의 눈 공부법(김동률), 독하게 합격하는 방법/하늘이 돕는 공부법(전효진), (지금은 없어진)베리타스 7급 연강반 합격수기, 2012 합격자들의 살아있는 합격수기&수험계획표(황남기), 9급 단기에 합격하기(이지윤), 9급 과목 고득점하기(6명 공저)
e. 그런데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합격수기는 거의 안봤습니다.
f. ‘9급은 두 과목이다. 영어와 나머지.’ 두형호 선생님은 과거 영어가 극히 어려웠던 05~07년을 두고 이 말씀을 하셨고 김진영(행정법) 선생님은 지금도 그렇다고 합니다. 그 근거로 각종 통계(과목별 전체 평균, 합격자 득점 평균 등)를 제시했습니다.
g. 로스쿨로 대체되어 거의 사라져가는 사법고시, 국립외교원 체제로 완전히 바뀌면서 없어진 외무고시, 올해 사건으로 더 줄어들 행정고시 등 신림동 고시촌 붕괴의 여파로 7급의 준 고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에 몇 번 찾아간 연구실에서 김윤수 선생님의 상담 수첩에 적힌 수많은 7급 준비생들의 출신 대학(서울 시내 주요 및 해외 유명 명문)을 보니 소름이 끼쳤습니다. ‘나는 저 사람들하고 정면으로 붙어서는 경쟁 시험에서 이길 자신이 거의없다. 나하고 다른 직렬들을 준비한다는게 정말이지 천만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h.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했던가요. 올해 국가직 9급 영어 문법 문제(outdoors)의 정답(3번)을 맞힌 저로서는 그게 복수정답 처리되어 다른 경쟁자들의 점수가 올라가는 일이 없기를 이러면 안되지만 내심 바랐습니다. 하지만 시험 직후 해설에서 1번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한 몇몇 강사분들의 실력은 인정해드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i. 재작년에 가산점 1점을 확보하기 위해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필기를 1달동안 준비해서 시험을 쳤으나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실기까지 몇 달 매달리다가는 수험공부에 지장이 가겠다 싶어서 그만뒀고 그냥 중학교 1학년때 취득한 워드프로세서 1급(0.5점)으로 했습니다.
j. 노량진도 그저 같은 사람들 사는 곳이라 그렇게 좋은지는 몰랐는데 두 가지가 부러웠습니다. 작게는 복사집 인쇄요금(A4용지 단면 30원/양면 50원인데 부산 지역은 50/80~90원)이 저렴한 것인데, 과목별로 보충자료 수 백 장 씩 인쇄해서 스프링노트 등을 하는데 장당 몇십원 차이가 쌓이면 아낄 수 있는 액수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크게는 휴일에 실제 시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중학교 건물을 빌려서 사설 학원 모의고사를 1년에 한두번이라도 치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로 하는 시험 말고도 다른 시험을 치러 가는 이유가 이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게 저도 그랬습니다.
k. 정채영 선생님 종결자 시리즈(문법, 어휘, 비문학, 문학)는 국어 과목의 세부 영역을 골고루 다루면서도 분량이 많지 않아 공부하는 데 부담이 덜 가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소름 돋을 정도의 적중률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정 교과서 지문을 가져와 내는 아침특강 문제(장지문 독해)도 해마다 독해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는 경향을 따라갈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는데요. 특히 13년 국가직 9급에는 고등학교 평가문제집에서 토론 문제를 그대로 가져올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