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제주도, 공모제로 선거 공신들 채용”
지난 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선거 공신들이 개방형 공모를 통해 채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민선 7기 들어 개방형 공모 직위를 늘린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개방형 공무원이 늘어나면서 ‘고위직 공무원은 선거 개입 여부를 통해서만 진급이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도, 개방직위 15 → 36개로 늘어
노조 “선거 공신 승진•재임용 통로”
부산•충남도 산하기관장 기용 놓고
“인사 적폐” “측근에 보은인사” 비판
임용 때 자질•전문성 검증도 미흡
민선 7기 출범 이후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개방형 공모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간 전문가에게 공직을 개방해 공개 채용하는 개방형 공모제는 2000년 도입됐다. ‘공개모집과 공개경쟁을 통해 직위에 가장 적합한 외부 인재를 충원한다’는 게 취지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가 단체장 측근이나 선거 캠프 관계자 등을 공직에 입문시키는 통로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모제, 전국 곳곳서 “낙하산 인사” 잡음
제주도는 민선 6기 때 15개이던 개방형 직위를 36개로 늘렸다. “지역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공직사회 혁신을 꾀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명분에서다. 직급별로는 3급 4명을 비롯해 4급 12명, 5급 20명 등이다. 이중 현재까지 19명이 임명된 가운데 17명에 대한 채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중 제주도가 올해 개방형 직위로 신설한 미래전략국장(3급)과 디지털융합과장(4급) 등을 놓고 노조 측의 반발이 크다. 최근 선임된 노모(44) 미래전략국장과 김모(39) 디지털융합과장은 민선 6기 때 각각 아이시티(ICT)융합담당관(4급)과 빅데이터담당(5급)으로 일했던 임기제 공무원 출신이어서다. 전공노 측은 “채용인사인지 승진인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개방형 공모로 사실상의 승진이 이뤄지고, 선거운동 참여자가 재임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충남•대전서는 “측근들 입성” 반발
부산시에서는 시 산하 6개 공사•공단 기관장에 대한 부산시의회의 인사 검증을 앞두고 ‘보은인사’ 논란이 일었다. 정모(59) 부산교통공사 사장, 추모(63)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정모(53) 부산관광공사 사장 후보 등이 오거돈 시장의 선거 캠프 등에서 활동한 전력 때문이다. 이중 시장직 인수위 시민행복정책단장을 맡았던 부산관광공사 사장 후보는 체육학과 교수 출신이어서 전문성을 외면한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 경실련은 최근 “자질과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낙하산•보은 인사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부산교통공사와 부산관광공사 노조도 반발 성명을 냈다.
충남도에서도 개방형 공모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의 선거캠프와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줄줄이 산하기관장에 선임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19일 취임한 신임 윤모(60) 충남연구원장은 6•13지방선거 때 양승조 후보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으로 내정된 양모(68) 예비역 준장은 지방선거 때 양 지사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대전시에서는 김모(52) 민생정책자문관(3급) 등 허태정 시장의 측근들이 입성하면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엽관제 논란…공정•투명한 장치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개방형 공모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광빈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능력이 부족한 인사를 정치적 보상차원에서 자리를 준다면 과거 엽관제(獵官制•선거에서 이긴 세력이 공직을 독차지하는 것)로 돌아가는 격”이라며 “임용 후에도 시민사회단체와 언론 등에서 끊임없이 역량을 검증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23054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