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경찰여러분들도 다들 수험생활 잘 하시고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합니다.

dnjswns5125
조회155추천 02017.01.0608:18

수험기간 : 3개월 17일(2016. 12. 1. ~ 2017. 3. 17.)

필기점수 : 원점평균91 조정평균75.53(170/285)

체력점수 : 46(팔굽10 윗몸8 악력10 백미터8 천미터10)

 

군생활 말미에 경찰직에 흥미가 생겨 도전해봤다가 운이 좀 따라줘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부터 영어는 토익 940점 수준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베이스가 있었지만, 나머지 네 과목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었습니다. 한국사는 임진왜란이 먼저인지 병자호란이 먼저인지도 헷갈리는 수준이었지요. 법학은 말할 것도 없었구요.

 

16년 10월에 말년휴가를 좀 일찍 나간 김에 노량진쪽 학원을 몇 군데 알아봤는데 도저히 여기서 공부할 자신은 없었습니다. 강의실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교수님 얼굴도 제대로 안 보일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이산화탄소 밀도가 높아서 졸아버릴 것 같고... 그럼 차라리 인강 들으면서 독학을 해야 하나, 하던 찰나에 집 근처에 '뉴캅스 경찰학원'이라는, 정원 40명의 소규모 경찰학원이 하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집이 오금역 근처인데 학원까지는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였고 자전거로는 10분쯤 걸렸죠. 전화를 걸어 상담하려 하니 방문상담만 받는다고 답변을 들어서, 말년휴가 마지막 날에 학원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역날 등록하고 바로 강의를 듣기 시작했죠.

 

강의실은 8시부터 개방됐는데 수업시간은 월화수목금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였고 중간에 점심시간이 한 시간 있었으니 강의는 하루에 8시간씩 진행됐습니다. 하루에 한 과목씩 강의가 있었기에 한 과목만 8시간 내내 하면 지루하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교수님들 실력도 좋고 쉬는 시간에 질문하기도 좋은 스케쥴이라 그다지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끝나고 나면 10시까지 강의실에서 그대로 자습을 할 수 있었는데 거의 매일 마지막까지 남았습니다. 교수님도 9시까지 남아계셨기 때문에 그 날 배운 걸 그 날 다 복습하고 필수암기사항은 외운다는 생각으로 자습을 했고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바로 질문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죠. 소규모 학원이었기 때문에 질문을 위해 대기할 필요도 없었고 질문이 부담스럽지도 않았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고등학교 교실 같은 느낌이랄까요. 교수님이 학생들 이름을 다 알 정도로 친근했습니다. 교수님들은 수업 진행 중에도 학생들 표정이 이해가 안 가는 것 같다 싶으면 그 부분을 다시 반복해주셨고, 자습시간에 질문을 하면 항상 세심하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강의시간과 자습시간을 합해 하루에 8-10시간씩은 공부했습니다.

 

3개월에 1순환을 도는 커리큘럼이었는데, 그렇게 한 번 순환을 돌고 나니 17일 뒤에 시험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접수했고 18일에 서울청 일반남경 시험을 치렀죠. 결과는 평균 91점. 합격권에 드는 점수였고 23일 필기합격자 발표공지에서 제 수험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엔 체력시험 대비를 시작했는데... 사실 학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부원장님(체력담당)께서 주기적으로 측정장비에서 실내종목을 체크해주셨고 운동을 지도하셨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당연히 학원생 전부가 그런 지도를 받았습니다. 필합 발표부터 체력시함까지 길어봐야 한 달인데 그 안에 끌어올리려다가 다치기 십상이라고 하셨죠. 한 달에 1-2회 정도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측정을 하면서 그걸 개인별로 기록하고 체크했습니다. 원래 취미가 운동이었고 군대에서 내내 체력은 특급이었기 때문에 자신있었는데, 센서 적응이 안 됐을 때는 실내종목 3개를 합해 겨우 20점이 나오는 걸 보고 충격받았습니다만 계속 체크하면서 측정장비에 적응하자 실내 3종목에서 28점까지 받게 됐습니다. 필기합격한 후에는 당연히 기존에 실내종목 운동하던 것에 더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도 했는데, 필기 준비하는 기간에 실내종목을 훈련해두었기 때문에 달리기 연습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100미터는 처음에 16초대가 나오던 게 훈련을 꾸준히 하자 13.6초까지 줄어들었죠. 부원장선생님께서 정말 사람을 아주 세심-_-하게 굴려주신 터라 단기간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록향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1일 오전에 있었던 체력시험에서도 46점이라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그 후에는 경무관으로 퇴임하셨던 원장님의 지도 하에 인적성과 면접을 준비 중입니다.

 

어... 쓰고 보니 뭔가 학원 광고글처럼 됐는데 사실 수험생활이 워낙 짧았고 전부 그 학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습니다만, 전부 사실 그대로입니다. 광고에 별로 관심있는 학원이 아니기도 하고요. 원래 이 카페에 가입한 것도 짜투리 시간에 일일모의고사 문제라도 풀어보려고 검색하다가 알게 된 건데, 그동안 매일 화장실 갈 때나 밥 먹을 때 일일모의고사 문제만 들여다보다가 오늘 커피 마시고 잠이 안 와서 웹서핑하던 차에 처음으로 글 남겨보는 겁니다.

 

4개월도 채 안 돼서 필기합격하니까 같은 학원 학생들을 비롯해 주변에서 어떻게 공부했냐고 많이 묻던데, 사실 별다른 비법 같은 건 없었습니다. 그냥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이해가 안 가는 건 쉬는 시간에 물어보고, 이해를 했는지 못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부분 기출문제 풀어보고, 그 날 배운 것들 중 이게 당최 뭔 뜬구름 잡는 소린가 하는 게 없어질 때까지 공부하고, 가끔 그러고도 시간 남으면 기출문제 풀어보는 게 전부였습니다. 3개월 지나서 한 순환 다 돌고 나서는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사설모의고사랑 타직렬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이해상태를 점검하고 필기시험을 대비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거 두 가지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복잡한 내용을 그냥 외우면 안 된다는 거죠. 뭐 국선변호인 선임사유나 미수범 처벌규칙 이런 단순한 거는 두문자를 따서라도 그냥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만, 위전착오에 대한 학설 같은 복잡한 내용은 범죄체계론부터 차근차근 이해하지 않고 그냥 외우면 바로 날아가버립니다. 죽어도 이해가 가지 않을 때까지, 교수님이 좀 가라고 할 만큼 물어봐서라도 이해한 다음에 암기할 생각을 해야지 그냥 한 번 수업 듣고 이해가 안 가니까 일단 외워야겠다 하면 그냥 삽질하고 있는 겁니다.

 

두 번째는 영어에 대한 건데... 기출문제 독해파트를 완전히 해석할 수 없다면 일단 영어 자체를 익히는 게 좋습니다. 문제 풀고 문법책 보고 단어 외울 게 아니라 영어로 된 동화책이라도 하나 사다가 완전해석이 가능할 때까지 읽으시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책을 사서 거기 나오는 학습법을 좀 따라하신다면 굉장히 도움이 될 겁니다. 그렇게 제대로 하면 아마 독해문제는 다 맞고, 문법은 아주 어려운 거 한두 개 정도 틀리고, 틀린 문제 대부분이 생활영어나 단어에서 나오는 상태가 됩니다. 최소한 70-80점 정도는 확보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나머지 문법 보강하고, 단어랑 생활영어 외우는 걸로 90점 이상도 쉽게 노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부패턴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일단 충분히 자는 게 매우, 가장,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전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 항상 11시에 바로 잠들었고 다음날 6-7시 사이에 기상했습니다. 하루에 일고여덟시간은 잔 거죠. 평균적으로 20대 초중반 성인의 적정수면시간이 그 정도 됩니다. 그 이하로 자면 공부해봤자 머리에 절대 안 들어와요.

 

또 하나는 생활을 최대한 단순화시키되,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된다는 겁니다. 저는 주중엔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예습-수업-복습을 했고 토요일 오전에는 그 주에 배운 내용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부터 밤까지는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면서 나름대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일요일 아침엔 교회를 갔다가 돌아와서 오후부터 공부를 했죠.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쉰 셈입니다.

 

여러분들도 다들 수험생활 잘 하시고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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