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1차 발표날이 1월 6일이었나...??
당연히 떨어지려니...하는 담담한 마음으로 합격자 발표를 확인했었다.
근데 오잉? 내 수험번호가 있었다!
뭐.. 신기하게도 별로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2차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되었다. ㅠㅠ
2차 발표날엔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떨어지면 어쩌나...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발표를 확인했는데...
아니? 또 내 수험번호가 있다!
이번엔 나이스에서도 확인을 했다.
아! 레알 합격이었다!
점수도 밑에 떴었으나 조금 늦게 사진을 찍는 바람에 점수는 사라져버렸다...
아쉽다.. ㅠㅠ
벌써 내 점수는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결론은 합격!
영광스러운 합격이다!!
내가 합격수기를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워낙에 임용은 어려우니까 재수, 삼수하고 나서야 합격을 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합격이라니! 그것도 초수 합격이라니!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 수기를 써본다.
본격적으로 임용공부를 시작한 것은 2013년 1월 부터였다.
어떻게 공부했는지 표로 나타대면 아래와 같다.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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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월: 생물 임용 기출문제 스터디
* 하다가 포기한 것, 미완성 된 계획은 적지 않았다.
* 비어있는 칸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얼핏 보면 이게 고시생의 계획표가 맞나...싶다.
고시생 주제에 잠은 8시간 이상씩 자고, 주말은 놀고, 생물교육론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노트도 하나 만든 게 없다.
그럼 공부 안하고 합격했다고 자기가 똑똑하다는 거야 뭐야? 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나도 내가 너무 공부를 안하는 것 같아서 당연히 떨어질거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의 합격의 원동력은 책상에서 하지 않는 공부, 임용 공부가 아닌 공부였던 것 같다.
고등학생 1학년 때부터 생물을 좋아해서 생명과학 책을 수시로 읽었다.
그 때 생명과학 책은 7판, 고사리책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0번도 넘게 고사리책을 읽었다.
대학생이 되고 또 1학년때부터 3학년때까지 이제는 목련책을 읽었다.
고사리책을 읽고 난 뒤라 꽤 익숙했다.
대학생 4학년때 용월책을 사서 읽었다.
하도 많이 읽다보니 이제는 어느 부분 어느 글자가 개정되어 바뀌었는지 다 알 정도였다.
아, 물론 책 안의 내용 자체를 다 외운 것은 아니다.
학교 수업도 정말 열심히 들었다.
교양과목은 종종 땡땡이도 치고 했지만, 전공 과목만큼은 내 발이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꼭 수업을 들으러 갔다.
솔직히 미생물학은 집중해서 듣지 않았지만...ㅎㅎ
아무튼 왠만한 수업은 정말 열심히 들었다.
고등학생 1학년때부터 대학생때까지 생명과학책을 읽고, 수업을 열심히 들은 것은 바로 임용공부가 아닌 공부였다.
임용공부라고 따로 한 것은 아니지만, 생물이 좋아서 열심히 책을 읽고, 수업을 열심히 들은 것이 결국엔 다 임용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친구들은 나의 가장 아이러니 한 부분을 여행으로 꼽는다.
임용이 두달 남은 시점, 10월 초에 중극으로 일주일 동안 여행을 떠났다.
다들 말한다.
여행도 갔는데 합격을 하다니...
바로 책상에서 하지 않는 공부다.
솔직히 나는 하루에 기본 8시간을 잤다. 주말에는 항상 TV를 보고, 동생과 수다를 떨고, 나가 놀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10월에는 중국여행도 갔다.
다른 사람들은 공부 안 하고 놀았다고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놀았던 것으로 보이는 그 시간에도 나는 '내가 교사다'라는 생각을 잊지 않았다.
모든 상황을 생물학적, 교육학적으로 생각하고 말했다. 동생이 그만 좀 하라고 화를 낼 정도였다.
심지어는 자다가도 꿈에서 생물 공부를 했다.
얼핏 놀았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은 나에게 있어 재충전의 시간이고, 또 따른 공부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생각한다.
어두운 독서실 책상 앞에서 머리가 터져라 책을 보는 것만이 최선의 공부가 아니라고.
도끼의 날을 갈 시간이 없다고 무뎌진 도끼날로 계속해서 나무를 베던 어리석은 나무꾼의 이야기처럼, 임용이든 다른 시험이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재충전의 시간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단, 재충전의 시간에도 내가 교사라는 생각을 잊지 않는다.
임용이란 시험은 정말 어렵다.
임용이란 시험은 운도 많이 따라야 한다.
나에겐 물롤 운도 있었다.
임용 치기 두 달 전만 해도 포유류의 낭배형성과정도 못 외우던 나에게, 시험은 포괄적인 개념을 묻는 식으로 출제되었다.
시험 당일 새벽에 본 교육학 이론이 모두 시험에 나왔다.
내가 친 지역의 커트라인이 크게 높지 않았다.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합격을 모두 운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
적어도 나는 포괄적인 개념을 알 정도로 공부했고, 시험 당일 새벽에 잠도 자지 않은 채 교육학 책을 봤고, 내가 친 지역의 커트라인이 낮은 것만이 합격의 요인이라면 떨어진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 될 것이다.
임용이란 시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과 마음이, 교사라고 각인되어 있는 사람이어야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닌가 싶다.
임용에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안달이 나 있는 사람, 단순히 근무 환경만을 보고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떨어지는 시험이 아닌가...
마음 편히, 그러나 간절하게, 모든 하루하루가 교사의 사명감으로 꽉 차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합격한다.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는 모른 일이지만...
조급해 하지 않고 즐기면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2014 중등 신규임용예정자 직무연수를 받은 후, 결국 대기발령이 되었다. ㅠㅠㅠ
대충 예상은 했으나 진짜 대기니까 기분이 좀 이상하다 ㅎㅎ
발령이 나기까지 무엇을 할까?
현재의 계획은,
1. 중학교 과학~고등학교 생물 공부하기
2. 운전 연수 받기
3. 영어 공부 하기
4. 다이어트 하기
5. 이마 상처 치료하기
6. 피부 관리하기
7. 돈 모아서 카메라 사기
8. 천연화장품 만들기 강의, 기타 연주 독학
9. 생명과학(용월) 공부
등.
과연 이 중에 몇 개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