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합격 수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이 합격 수기를 처음 구상한 것은 2014년 2월 초, 임용고시 최종 합격 결과가 발표된 직후입니다.
같이 합격한 동기, 선후배와 같이 역사 임용고시 합격 방법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해 왔고,
각자 슬픔과 기쁨이 섞인 형태로 저마다의 불합격과 합격 사연을 들은 다음이었습니다.
그간 들은 얘기를 모아 ‘역사 임용고시’(이하 임용고시)를 이해하는 공통의 시각을 글로 풀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것에 중심을 두어 구성할지는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북소년사회과카페’와 ‘쌤플러스’에서 몇몇 합격 수기를 읽어 보았고
그것이 이 합격 수기의 방향을 분명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논하려고 하는 것은 여타의 합격 수기와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합격 방법에 대한 구체적 해답을 원하신다면 ‘이순권 전공 역사’ 강의를 듣는 편이 나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초기 공부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임용고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식한 바에 따라 어떻게 행동했는지 보시고 하나의 판단자료로서 가볍게 읽으시면 됩니다.
이 합격 수기는 역사 임용고시를 바라보는 저의 시각입니다.
2. 역사 임용고시, 어렵지만 흥미로운 도전
임용고시를 공부하는 사람들 중 기출문제를 섭렵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저도 작년 1차를 준비하는 동안에 1997년도부터 2011년까지의 기출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나름대로 유익한 작업이었습니다.
단, 기출문제를 보며 느낀 점은 임용고시가 어떤 안정된 체계나 논리가 존재하는 시험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볼 때 임용고시는 거대하고 일관된 구조가 정립된 지적 기획의 결과물은 아닙니다.
대략적인 외연을 짐작할 수는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소위 ‘기본서’라고 하는 책들이 존재합니다만
그것이 늘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출제에 몇 번 들어간 경험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우연적 계기,
당시의 관심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출제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즉, 임용고시는 다수의 응시자가 존재하고 그 중에서 일정 이상의 전문적 지식을 보유한 이들 중
몇몇을 골라낼 현실적인 일정한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고
그것이 계속해서 이어져왔을 뿐이라 보는게 타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제 시각을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교육행정에서 말하는 것처럼 ‘조직화된 무질서 시험’이라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불분명한 목표, 불확실한 출제 범위, 유동적 참여. 이것이 임용고시의 특성이라 봅니다.
그렇다면, 임용고시가 이해하려 하면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것이라면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싶은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저는 임용고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헛된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임용고시를 이해하려는 집단적 노력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기본서 리스트는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서를 읽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임용고시를 통과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아래는 제가 기본서로 알고 있는 책들입니다(학교 선후배와 합격 동기들의 말과 이순권 전공 역사 강의에서 지정한 책을 취합하여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 역사교육론>
『역사교육의 이론』(남색책 OR 청록책),『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녹색책).『역사교육과 역사인식』(갈색책)
< 한국사>
중·고등학교 교과서, 교사용 지도서, 한국사 통론, 한국사특강(신판), 한국사 길잡이
<서양사>
중·고등학교 교과서, 교사용지도서, 서양사 개론, 서양사 강의
<동양사>
중·고등학교 교과서 및 교사 지도서, 동양사 개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 아틀라스 중국사,
대한교과서 일본사(절판되었으므로 일본 역사 등 전반적 개론서면 뭐든 무방)
초수라면 위 표에 제시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이 이상의 책을 굳이 읽진 않아도 됩니다.
저도 공부하는 내내 이순권 기본 강의에서 쓰는
『이순권의 전공역사』교재(단권화 용도)와 기본서가 공부의 중심축이었습니다.
내용정리가 어느 정도 된 재수 이상의 수험생은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기본서를 더욱 완벽하게 숙지하느냐, 기본서 외의 서적들을 다양하게 참조하느냐.
임용고시가 어렵지만 흥미로울 수 있는 이유는 후자에 있다고 봅니다.
대신 여기서도 많은 이들의 선택이 갈립니다.
『뿌리깊은 한국사 샘이 깊은 이야기』, 『고쳐 쓴 한국근대사·현대사』, 『강좌 중국사』 등등
심화용 서적으로 넘어가는 것을 일반적 루트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몇몇 부분을 발췌하여 읽었습니다(『뿌리깊은 한국사 샘이 깊은 이야기』는 읽지 않았습니다).
대신 심화용 서적들은 꼭 읽어야만 하는 서적이 아닌만큼 구애받으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임용시험에 족보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만큼,
흥미가 생겨 더 알고 싶은 내용을 찾아 읽거나 대학에서 재밌게 들은 관련 강의를 들을 때
사용한 교재나 필기를 자주 읽었습니다.
『간결한 세계 경제사』, 『명청시대 사회경제사』, 『편지로 읽는 세계사』, 『문화로 읽는 세계사』, 『인물로 읽는 중국 근대사』, 『새로 쓴 서양사 총론』, 머리 식히는 용도로 가끔 읽곤 했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시리즈』, 『먼나라 이웃나라』 등
지난 1년 동안 읽은 책을 꼽아보자면 대략 저런 목록이 나옵니다.
의외로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도 점수를 번 측면이 있어서 기억나는 만큼 적어봤습니다.
‘조직화된 무질서 시험’. 막막해 보이긴 하지만 그만큼 어느 정도 정해진 기본서와 본인 스스로가
더욱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내용을 찾아 읽는 비중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공부하는 순간만큼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본서의 어느 부분을 완벽하게 외울 생각으로 쉼없이 공부하는 것이 물론 최선이겠습니다만,
교육학에서 말하듯이 인간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으니 만큼 어느 정도 완급을 주면서 읽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신에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소략한 부분(동·서양사를 읽을 때 특히 심한 부분이 많습니다)은
최대한 확실하게 읽고 넘어갔습니다.
3. 과학? 심리학(?)에 따른 공부 생활 습관 만들기
‘조직화된 무질서 시험’이라고 앞서 여러번 강조를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공부 전략 및 전술도 비합리적이고 무질서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학 중에서 교육 심리를 읽다 보면 재밌는 내용들도 나옵니다.
메타 인지, 정보 처리 이론, 동기 이론 등 100% 무한한 신뢰를 줄 수는 없지만
나름의 합리적 근거가 있고 학습자로서의 자신에게 적용시켜서 효과를 본 점도 제법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생활 습관을 만들 때도 최대한 그럴듯한 근거를 가져와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고(...) 그 근거들은 가끔 구독한 심리학 블로그의 얘기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임용공부에서 합격을 향한 절실함은 중요하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얼마나 절실하게 매달리느냐가 임용 합격의 핵심이라면 주변 지인들이 떨어지는 현상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거니와
무작정 지독하게 매달려봤자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본인의 심신이 피폐해지고 끝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조직화된 무질서한 시험’이라면 개인의 노력과 의지 탓만 할 수도 없는 노릇,
임용 합격 전략으로 절실함만을 강조하는 정신론은 자기 존중감을 훼손시켜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하 애용한 출처는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란 책을 쓴 박진영 분의 블로그인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였습니다.
몇몇 인상적이었고 실제 생활에 옮긴 팁을 근거로 풀어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발췌 정리한 필기에 근거했기에 인용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지치지 않을 만큼, 대신에 체력을 기를 수 있을 정도로 운동하는건 어떨까요?
케인즈는 2030년이 되면 생산성 향상으로 주당 15시간만 일 할 거라 예측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연구에 따르면 최근 “사람들은 목표달성보다 ‘몸이 지칠 때까지’ 일한다”라는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어느 한도만 일해도 되는 것이 명시적으로 보이는 그런 종류의 과업이 아닌 이상, 인간은 이런 맹목적 성취 지향과
경쟁적으로 더 많이 일하는 경향 때문에 인류는 영원히 과로에 시달릴 거라 예언했다고 합니다.
이는 임용고시를 공부하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고시 공부의 특성상 어느 정도가 충분한 공부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루 동안 목표량만큼만 공부해서 기분 좋게 할당량을 마치고 빨리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 그런 경우가 생기면 계획을 잘못 잡았다고 스스로를 탓하면서 다른 책이라도 더 보려하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예상한 목표량에 비해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할 경우 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밤새도록 미친 듯이 공부를 했냐고 하면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경우든 대체로 제 체력과 집중력이 허락하는 만큼만 공부를 하고 갔습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동의했습니다.
‘몸과 뇌가 지칠 때까지 공부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약 6개월에서 1년간 꾸준히 공부를 할 생각이라면 체력을 꾸준히 관리할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길 바랍니다.
공부할 때 덜 지칠 수 있고 그만큼 장기적으로는 공부를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순권 강의를 들을 때도 보통 10시간 공부 뿐만 아니라 운동을 꼭 시간표에 넣으라고 했기에
대체적으로 그런 스케줄을 따라 공부했습니다.
저는 특히나 교통사고 이후 무릎 수술을 한 다음이라 재활이 더더욱 필요한 상황이었고,
틈틈이 시험 1개월 전까지는 1시간 내외의 운동을 매일 하였습니다.
좋아하는 운동이 있어 그걸 한다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2) 잠도 충분히 자는 건 어떨까요?
장시간 공부를 하다보면 졸리기 마련입니다.
너무 피곤할 땐 차라리 짧게(2~30분 이내) 조는 편이 건강에도 좋고
집중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밤의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요.
졸음이 오는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여 자기 존중감을 깎아내리면서
힘든 수험 생활에 스트레스를 더하기 보다는 약간의 낮잠이 더 나은 선택이라 봅니다.
물론 졸음을 쫓아내는 최선의 방법은 미리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겁니다.
밤에 7시간 이상은 수면을 취했고 그래도 평균 졸음 시간을 합치면 하루 8시간은 잤습니다. 그
만큼 공부를 할 때는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졸음에 따른 자기 통제력과 집중력의 저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잠을 충분히 자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앉아서 공부만 하다보면 입이 심심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식탐이 많아 유독 그런 측면도 있었습니다.
특히 졸음이 올 때마다 쓴 커피 한 잔만 마시면 될 것을 같이 먹을 과자도 구비해서 먹어대는 경향이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에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나 봅니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이 잘 통제되지 않아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고 또 건강한 음식보다 정크푸드를,
특히 짜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게 된다.”는 연구가 있다고 합니다.
공부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온 야밤에 함께하는 치맥이 맛난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과식과 편중된 식단이 건강에 좋을 행동은 아닐 것이며,
앞서 말했듯이 공부를 할 때도 좋을 행동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있어 잠을 자는 것이 생각보다 효과가 있습니다.
3) 인간 관계 정리?
“‘성적이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믿을수록 공부를 열심히 하고
그 결과 성적도 잘 나올 것 같은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길긴 하지만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시험에 대한 "불안"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일 하나가 내 삶의 가치에 미칠 영향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그 부담감 때문에 되려 일을 망칠 수 있다”라는 겁니다.
임용고시의 성패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고 그만큼 중요한 일이지만
맹목적으로 한 가지에만 매달릴 경우 스스로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범대 출신이고 마음이 맞는 동기나 선후배가 있다면 스터디를 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이유도
임용고시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지만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은 교류 과정에서
생활감과 활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할 경우엔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으나 좋은 친구가 있다면 임용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존감을 높이는 좋은 방법으로도 내가 무엇을 하든 지지해줄 수 있는 좋은 친구를 가지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가 자신의 삶에 활력소를 가져다주는 행복한 연애라면 지속하시길 바랍니다.
대개 연애 자체는 임용의 방해물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과 상대방이 원치 않는 연애일 경우에만 방해가 될 것입니다.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연애라면 임용 시험에서도 본인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을 겁니다.
안정적인 인간관계가 행복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임은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4) 되도록 아침에 계획을 수립하자.
스마트폰은 임용 시험 공부의 좋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지만 방해꾼이 될 수 있습니다.
모르는 내용을 당장에 검색해보거나 시간관리 어플을 사용함으로써 이득이 될 수도 있으나,
과도한 웹서핑과 게임 등으로 시간을 갉아먹어 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마트폰을 놔두고 다니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정말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참아두었다가 나중에 찾아보는 것을 습관화하도록 해서
잡생각을 최대한 방지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놔두고 갈 때는 생각보다 큰 자기 통제력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고 삶의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만큼,
더욱이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임용 고시생이라면 가져가서 잠깐이라도 사용하고 싶은 법입니다.
그렇다면 본인이 제일 자기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때 확실히 놔두고 다니는 게 좋은 전략일 겁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자기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대는? 사람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대체로 오전입니다.
자기 통제력을 위해서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요구하고 오후가 될수록 점점 체력과 정신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오전보다는 오후에 후회할 만한 외도(?)와 탈선(?)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하루 전체의 공부 로드맵을 짜고 싶을 때도 오전에 짜는 것이 유리합니다.
보다 제정신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대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5) 생활 패턴에 지속적으로 변화주기
어떤 즐거운 일이 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일을 통해 지속적인 행복감을 얻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하물며 임용 공부라면 어지간한 사람도 질리기 마련이며,
공부를 질리지 않고 하려면 약간의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으로는
조깅을 하더라도 항상 같은 루트로 하지 않고 다른 루트로 조금씩 바꿔가면서 한다든지
일상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합니다.
평소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할 때, 주기적으로 루트를 조금씩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부하는 장소를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인간의 인지능력은 공간에 지배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공부를 몇 번 시도해보았으나 대체로 실패로 끝났는데
바로 옆에 컴퓨터와 아늑한 침대가 있다는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공부 장소로 택하여 썼는데 나름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도서관 내에서도 자리를 바꿔보거나
독서실에서도 한두달 간격으로 자리를 바꿔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역시 공부 능률을 꾸준히 지속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4. 2년 동안의 공부
초수 때는 늦게나마 이순권 기본 인강을 들은 것 외에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별로 없어서 계획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사실상 재수 때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고,결과적으로 삼수만에 합격을 했는데
2년 동안의 과정에서 스스로 겪고 느낀 것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해보겠습니다.
1) 학원 강의와 스터디 혹은 독학 사이의 줄타기
재수 때는 스터디와 이순권 전공 인터넷 강의를 병행했습니다.
(스터디는 3월부터 8월까지, 심화 강의는 3월부터 7월까지 들었습니다).
대학 동기 및 선배와 함께한 당시 스터디는 주 1회, 2차 논술 대비 예상 문제 제출하기로 진행을 했는데 그 이유로는
첫째로 어차피 기본서 리스트는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으므로
각자가 공부하는 것을 얼마나 즉각적으로 풀어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둘째로는 저를 제외한 대부분이 삼수으로 기본 실력이 이미 마련된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심화 스터디에 아는 것이 거의 없던 제가 들어가서
스터디원에게 폐가 되지 않는 방법은 이순권 심화 강의를 병행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중요하다고 배운 부분들을 주제에 맞추어
스터디 시간에 팀원들에게 스스로 정리해서 설명하는 작업이 처음 공부하는 내용을 숙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학원 강의에서 어떤 점을 특히 강조했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에 대한 얘기들도 늘어놓아 봤고,
서로가 만든 논술용 예상 문제를 보고 자신이 미처 제대로 외우지 못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스터디가 유용했던 점을 꼽아보자면
첫째, 오개념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모르고 있거나 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모르는 내용을 얘기해보면서
서로 질문도 하고 검색해 본 성과를 공유하다보면 자연스레 오개념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설이 많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사의 몇몇 주제, 기본서 자체에 오류가 많은 중국사의 경우에
매우 유용했습니다.
둘째,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임용 공부를 하면서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모인 벌금(벌금제도를 재밌게 잘 활용했습니다) 등으로
맛난 것도 사먹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복입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세상과 관계를 단절하고 하나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나중에 결과가 좋다고 해도 그 과정이 너무 암울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러다가 운이 없어 떨어지기라도 하면 좌절감과 훼손된 자기 효능감은 복구시키기 어렵습니다.
스터디는 공부와 사회적 관계 양자를 적절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방편일 수 있습니다.
셋째, 본인이 생각지도 못한 내용지식과 교수내용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이야 다들 비슷한 책을 읽고, 지금 당장 기억을 하지 못할 뿐 알고 있는 내용지식 외에도
여러 가지 소소한 정보를 취합할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추가하는게 마뜩치 않을 수도 있고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스터디 때 얘기를 나누면서 얻은 내용지식을
임용 시험에 실제로 풀어 쓸 기회가 있었던 기억이 있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차 기출 문제 답안지를 시간에 맞춰 작성한 것을 돌려보았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특히나 교수내용지식은 사람마다 정말 다르고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합격 후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가 잘못했던 점을 들자면 인강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스터디가 모든 영역을 포괄하지 못하는 반면,
인강에서 막대한 학습량을 스스로 정리하고 복습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인터넷 강의도 듣는 것이 늦어지면서 예정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이순권 기본 강의에서 쓰는 『이순권의 전공역사』교재에 단권화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다가
9월 중순무렵에야 단권화를 마침으로써 반복적 암기가 너무 늦어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
스터디에는 매우 충실했다고 자부하고 있으나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나태해지는 자신을 다잡지 못하였습니다.
이때의 생활 습관에 대한 반성이 삼수 때 앞에서 말한
‘과학? 심리학(?)에 따른 공부 생활 습관 만들기’를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인 공부와 강의, 그리고 스터디 사이의 줄타기를 절묘하게 해내는 것이 진실로 중요합니다.
비록 재수 때 합격은 못했지만 스터디 당시의 경험은 합격 때까지 유용했고 개인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신에 강의를 소화시키지 못한 점이 아쉬웠는데
이 때 들은 내용이 기본서 내용을 숙지하고 내용지식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었고,
진행시킨 단권화가 삼수 때 요긴하게 쓰였던 만큼 꼭 실패로만 치부할 수는 없겠습니다.
삼수 때는 개인 사정으로 스터디를 할 수 없었고, 홀로 공부하면서 교육학 강의를 두 번,
후반에 이순권 모의고사를 한 번 들었습니다.
초반의 교육학 강의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궁합이 너무 맞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기억에 남는 것도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에 두 번째 강의가 매우 도움이 되어 교육학 시험에서 나름 고득점을 받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순권 모의고사 강의는 후반기에 암기한 내용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파지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재수 때의 경험을 통해 그때그때 바로 소화시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2) 단권화를 권장합니다.
시험을 치면서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이 많을 겁니다.
읽었던 책의 어느 페이지 어느 위치에 있는 내용인지가 기억나는 순간의 경험.
기억이 잘 안나는 내용이더라도 어느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잘 상기해보다가 갑자기 아하 현상이 튀어나오는 경험.
단권화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임용 공부의 특성상 초수가 아닌 이상에야 기본서든 정리 노트든 두 번 이상은 읽어야 할 텐데
문제는 자료가 많을수록 정신이 분산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단권화를 하는 데 필연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번 해놓으면 분산되는 정신을 막을 수 있고,
자신만의 정리를 통해 보다 더 이해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특히 단권화를 해놓은 책이나 노트는 여러 번 읽기 수월해지면서 그만큼 반복 학습에도 수월합니다.
처음에 읽는 시간도 2회독, 3회독으로 가면서 점점 줄어들어서
시험 직전에는 모든 내용을 다 훑어보는데 일주일이 안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한글이나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단권화 파일을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었고,
노트에 손으로 필기를 다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저는 앞서 말했듯이 이순권 기본 강의에서 쓰는 『이순권의 전공역사』교재를 단권화시킬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모든 내용을 일일이 다 적지 않아도 되어 시간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심적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자기 나름대로 채워 넣을 수 있는 적당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삼수 때 8월부터 한국사, 역교론, 동양사, 서양사를 수차례 읽으면서 꾸준히 머리에 집어넣을 때
큰 도움이 되었고, 합격한 지금도 다른 기본서는 처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겼지만
단권화한 이것들만은 버리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시도해보지는 못했지만 단권화용으로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합니다.
교육학은 단권화할 만한 책을 찾지 못해서 노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재수 때는 교육학에 소홀하여 노트를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하였고(지금 생각하면 재수 때 실패 원인 중 하나인 듯 합니다),
삼수 때 겨우 노트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자료를 정리·보강하였는데 이 또한 교육학 논술 대비에 기여가 됐습니다.
3) 사료를 포기하는 자, 임용도 포기할 자
시험에서 사료의 비중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특히나 사람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요소가 한문 사료인데,
저는 7월부터 한문 사료들을 읽고 모르는 한자들을 정리했습니다.
유명한 사료들을 중심으로 대학교 사료 수업 시간에 쓰였던 자료부터 시작하여
옛날 선배들이 만든 사료 자료집을 토대로 꾸준히 사료를 접했습니다.
그만큼 시험에서 사료가 나왔을 때도 긴장하지 않고 풀 수 있었습니다.
요즘 대체적인 유명한 사료들은 해석본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유용하게 써먹은 자료는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로 실록 원문은 물론 국역까지 동시에 읽을 수 있습니다.
사화, 환국, 대동법의 시행, 영·정조 시기의 정치상 등등 조선조에서 유명한 사건들을 실록에서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고 국역본이 동시에 제공되기 때문에 사료 공부를 하기에 매우 좋은 곳입니다.
동·서양사 사료들도 틈틈이 찾아 읽으면 유익할 뿐만 아니라 재미있습니다.
『편지로 읽는 세계사』나 북소년 카페에서도 찾을 수 있는 『사료로 보는 세계사 - 세계사 교과서 보완 지도 자료집』, 여러 교사용 지도서 등 머리를 식힐 용도로 가볍게 훑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료에만 얽매여서야 안 될 노릇이고 기본서만 해도 읽어야할 양이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료를 포기하는 것은 역사의 기본을 포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임용 고시 전공 시험 문제 중 사료가 동원되지 않는 문제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료를 보는 것을 시간 낭비라 여기지 않고 꾸준히 정규 공부 시간에 편입시켜 보시길 바랍니다.
4) 2차 시험
2차 시험은 학습지도안 짜기(일부 지역 제외), 수업 시연과 면접으로 구성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저 또한 2차 스터디를 빠르게 구성하여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1차 시험치고 그동안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자 몇일 푹 쉬는 것 정도는 상관없지만
한 달 조금 더 되는 시간 사이에 2차 준비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복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영부영하다간 늘어지기도 쉽습니다.
2차 준비를 하면서 제일 후회했던 점이 이전에 EBS 강의 하나라도 들어놓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수업시연은 20분 안에 전개되는 하나의 쇼이기 때문에 실제 학생들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입니다.
강의식 부분을 해야 할 때만큼은 EBS 같은 인터넷 강의와 다를 것이 크게 없습니다.
EBS를 따라할 필요는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겠지만 최소한 다른 교사들이 실제 수업에서 판서를 어떻게 하는지,
자료를 어떻게 제시하는지를 1차 준비 당시 틈틈이 봐뒀다면 2차 준비를 할 때 덜 피곤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2차 스터디를 하면서 수업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저는 수업 경험이 거의 없는 쪽이었고 그만큼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교수내용지식 뿐 아니라 깔끔하고 일목요연한 판서, 말의 억양과 속도·크기·발음 등등 교정해야 할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어서 준비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행히 기간제를 하고 있었고 3차에서 떨어져 본 친구가 스터디원으로 있었기에 그
친구를 롤모델로 삼아 꾸준히 고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2차 스터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우수한 스터디원입니다.
그 어느 스터디보다 우수한 사람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 한 사람이 2차 스터디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스터디를 보아도 우수한 사람 한 명이 하나의 가이드 라인이 되고
거기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자신감을 가지고 확립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다른 스터디와 합동해서 수업시연을 해보기도 했지만
확실히 스터디 간의 레벨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은
그 스터디 내에 수업시연의 요령을 아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였습니다.
그 점에 있어서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한 달 이상 스터디를 진행하고 그 사이에 스터디원 내에서도
합격 불합격 등의 사유로 조원이 재편되고
서로간의 스타일에 익숙해질 무렵 다른 스터디를 참관해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은 적당한 긴장을 주고,
기존 스터디원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추가적으로 저는 EBS 강의를 보면서 판서를 어떻게 할지 주로 참고를 하였으며,
노량진에서 이순권 2차 대비 클리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학원에서 하는 지적들도 시험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 학원 입장상 지도받을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았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학습 지도안은 도입-전개-정리 전체 부분을 50분 내에 쓰는 것을
하루에 한 두장씩 쓰는 것 외에 특별히 한 것이 없습니다.
한달정도 연습하니 지도안 부분은 자연스레 해결이 되었고 실제 결과에서도 큰 문제 없었습니다.
면접 준비는 수업시연과 동일한 스터디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윤승현 중등심층면접』에 있는 문제들을 기본으로 논의하여
실제 면접하듯이 연습을 해보았고 그만큼 실제 면접에서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2차 시험 후 2차 스터디에서 아쉽게 느꼈던 점을 하나만 적어보자면
수업시연 연습 때 도입-전개-정리 모든 부분을 20분 내에 축약해서 시연하는 형식만 해본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이번 시험에서도 이전과 같이 학습지도안 중 몇몇 부분을 공백으로 하여 채워넣게 하고
수업 시연에선 그 일부를 시연케 하도록 하는데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가정해보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습니다.
다른 스터디에서 그렇게 하는 것을 보기는 했었으나 정해진 주제를 처리하는데 바빠서 그렇게 하지 못하였는데,
만약 한번 더 2차 시험을 쳐야만 한다면 그때는 꼭 달리 할 것입니다.
참고로 다른 스터디에서는 주제를 랜덤으로 뽑게 하고,
도입-전개-정리 부분 중 어느 부분만 할 것인지도 랜덤으로 정하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5. 마무리?
이 수기를 시작한 동기 중 하나는 앞서 말했듯이
20여년을 지속한 임용 고시의 어떤 특징적인 요소, 다시 말해 오늘날까지 수많은 수험생들을 괴롭히고 있는
임용 고시의 어떤 구조적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임용 고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불분명한 목표,
불확실한 출제 범위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이를 교육 행정의 개념을 빌어 ‘조직화된 무질서한 시험’으로 명명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노력 귀인 경도’입니다.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을 조직하고 정리하려는 시스템 자체는 그리 발전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러 합격 수기가 존재하고
혹자는 학원 강의에서, 혹자는 스터디에서, 혹자는 독학을 통해 나름의 길이라 믿고 임용고시에 도전해왔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노력을 하였고 실패를 맛 본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실패한 이들 중 상당수가 바람직하다고 해야할지(?) 실패 원인을
능력·운보다는 노력으로 귀인시키려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노력으로 귀인시키는 것이 동기 이론에 비추어 볼 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는 합니다만,
저는 여기서 임용 고시가 수반하는 경쟁률 심화에 따라 노력 측면만이 귀인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어려워져 가는 시험 속에서도 매년 합격생 자체는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을 자책하고는 합니다.
물론 게을리 공부한 이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열심히 노력을 했고,
‘조직화된 무질서한 시험’이라는 괴상한 시험 형태 탓에 운이 없어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력으로 귀인시키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제 경우 삼수 때는 운이나 학습 전략으로 귀인시키고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지는 않았습니다.
자기 존중감과 효능감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보기에는 별 것 아닌 듯 해도 인간은 소소한 그런 점 하나하나에 좌지우지 되는 존재입니다.
물론 이것이 과도하여 자기 가치 이론에서 말하듯이 자기 장애 전략에 빠지거나
통제 불가능 원인에만 귀인시키는 것도 곤란하겠지만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의 40% 정도만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라고 합니다.
어떤 분은 이 연구 결과를 보고, 지금까지 자신이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게 자기가 뭔가 남보다 부족하고 나빠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던 것에서 그게 아니라 날 때부터 왠지 행복하고 왠지 덜 행복하고 한 게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거라는 말에 아주 큰 해방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냥 이렇게 타고 난 데로 살자 +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지라는
깨달음(?)을 통해 보다 나은 만족감을 가지고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노력도 중요하고 노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노력에만 매여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을 책망하는 일이 없길 바라면서
합격 수기 같지 않은 합격 수기를 마무리합니다.